- 강수빈 강정윤 정다래 안무가
- ‘Hello’‘멀티페르소나’‘송곳니’
- 창의적인 작품으로 공감 유발
- 21일 '춤공간 SHIN'서 공연

부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청년 안무가들이 창의적이고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고립감을 연상케 하는 몸짓부터 현대인의 가면, 선한 거짓말 등 다채로운 주제로 무대를 꽉 채울 예정이다.

오는 21일 부산춤공간 SHIN에서 선보일 강수빈의 ‘Hello’ 공연 장면. 신은주무용단 제공

신은주무용단은 오는 21일 오후 5시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춤공간 SHIN’에서 지역 청년 안무가들과 ‘프롬부산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신은주무용단이 보유한 부산춤공간 SHIN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 유일의 춤 전용 극장이다.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촉진하고 작품 제작 및 발표에 필요한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2008년 설립했다.

정다래의 ‘송곳니’

이번 ‘프롬부산 프로젝트’는 강수빈 강정윤 정다래 안무가와 함께한다. 모두 만 39세 이하로,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안무가들이다. 공연의 오프닝 무대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출신으로, 현재 경성대학교 경상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는 강수빈 안무가가 오른다. 강 안무가는 코로나19 시대상을 반영한 솔로 작품 ‘Hello’를 준비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타의적 거리두기와 그로 인한 자의적 고립 상태를 ‘방 안’이라는 공간을 통해 표현한다. 사회, 사람으로부터 단절된 상황에서 참을 수 없는 일상의 무료함을 견디기 위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관람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무대는 ‘댄스프로젝트_품’의 대표인 강정윤 안무가의 ‘멀티페르소나’다. 멀티페르소나는 ‘다중적 자아’라는 뜻으로, 개인이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을 이른다. 방송인 유재석이 TV프로그램 ‘놀면 뭐하지’에서 트로트 가수, 기획사 사장 등 여러 개의 ‘부캐(또 다른 캐릭터)’로 활약하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강 안무가는 현대 사회의 각 개인 또한 다양한 가면을 갖고 있지만, 사회가 원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억압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 착안해 충동과 이성, 내 안의 또 다른 나, 예술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민하는 과정을 작품으로 담아냈다.

강정윤의 ‘멀티페르소나’

부산대학교 출신으로 각종 무용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정다래 안무가는 듀엣 작품 ‘송곳니’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관계나 상황 속에서 존재하는 선한 거짓말을 소재로, 상처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한편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공연예술 특성화 극장 운영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신은주무용단은 지난해 전문 무용가를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 움직임 워크숍 등을 제공한 ‘댄스에듀’에 이어 올해까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신은주무용단 측은 “올해는 작품의 제작 지원에 집중해 지역의 젊은 안무가가 중장기 비전을 갖고 체계적으로 창작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려고 한다”며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우수한 작품은 국내외 유통 과정까지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