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선 다음 달 5일까지 진행
- 평면·입체 작품 100여 점 전시
- 지역 작가 10명으로 가장 많아

“그림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작가입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특별한 친구가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 봐주길 원합니다.”(신현채 작가)

KT&G 상상마당과 KT&G 복지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기획전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김종진 기자

“지하철과 버스를 그렸고, 광안대교도 그려봤습니다. 또다시 보러 오실 거죠?”(박재영 작가)

발달장애 작가들의 개성 있는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전이 부산에서 열린다. 지난 9월 부산진구 부전동에 문을 연 복합문화예술공간 ‘KT&G 상상마당’ 부산갤러리에서 다음 달 5일까지 발달장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제3회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를 개최한다. KT&G 상상마당과 KT&G 복지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전시로, ‘오버 더 레인보우’에는 다양성의 공존과 희망뿐 아니라 여러 예술 영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선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지난 2일~11일 KT&G 상상마당 홍대갤러리에서 먼저 선보였으며, 부산을 거쳐 다음 달 춘천에서 막을 내린다.

이번 기획전에는 10대와 20대 젊은 작가 15명의 평면·입체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한다. 기장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해 전국 기관에서 추천받은 작가를 대상으로 심사해 선정했는데, 부산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다. 세련된 색감과 자유분방한 붓질로 과일과 꽃을 그리는 김동준 작가, 색 형태 이미지의 짜임새 있는 구성력이 돋보이는 신현채 작가 등이 지역 작가로 이번 전시에 함께한다.

KT&G 상상마당 측은 “그동안 전시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신인이나 미술을 전문으로 배우지 않은 비전공자 작가 위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만남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이색적인 소통방식을 도입한 점도 눈길을 끈다. 전시장 입구에 마련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유튜브로 작가들이 출연하는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또 작품들과 함께 곳곳에 작가들의 미완성 문장을 남겨둬, 관람객이 자유롭게 빈칸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 해당 문장을 촬영해 SNS에 해시태그와 함께 게재하면 소정의 상품을 지급하는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KT&G 상상마당 측은 “이번 전시는 15인 15색의 다채롭고 순수한 작업 세계를 조명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과 소통 방식을 더욱 다채롭게 확장해줄 것”이라며 “작가들이 보여주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창작의 고뇌를 함께 느껴보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