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빛누리홀 악기 21년째 사용
- 전문가 “10년 내 교체 바람직”

21년째 사용되고 있는 금정문화회관의 연주용 피아노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금정문화회관 피아노의 교체시기가 지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공연 모습.

대부분의 서양 악기는 연주자가 악기를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고 늘 가지고 다니지만 피아노는 예외다. 휴대가 불가능한 크기이므로 연주 장소에서 마련된 것으로 연주할 수밖에 없다. 그런만큼 연주장에서 피아노가 최상의 상태에서 연주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의 피아노는 2000년 개관 때 들여온 것을 여태껏 사용하고 있다. 21년째 쓰고 있는 것이다. 피아노의 사용 가능 연한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은 11년이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금정문화회관은 2019년 금빛누리홀을 리모델링하면서 피아노 교체와 관련한 예산 논의도 있었지만 당시는 공연장 안전과 관련된 측면이 더 급하다고 생각해 자체 회의에서도 제외됐다고 밝혔다. 금정문화회관 내에서도 피아노 교체에 대한 논의가 지속해 왔다는 방증이다. 지난해에는 은빛샘홀도 리모델링을 완료했지만 피아노는 여전히 그대로다.

금정문화회관은 금빛누리홀의 피아노를 2014년 900만 원의 예산으로 해머와 고음부, 플린치 교체, 벨트스크류 조정 등 전면적인 수리를 했다고 밝혔다. 전면적인 수리라지만 부산문화회관이 1993년 들여온 피아노를 2018년에 수리하는데 2000만 원의 비용을 들였다는 것과 비교해 보면 수리의 양적, 질적인 면에서도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결국 피아노 교체는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더 할애하는가의 문제다. 지난해 금정문화회관 전체 세출예산은 54억 원이었고 그 중 리모델링에 30억이 쓰였다. 전체의 반 이상을 건물에 쓰면서도 연주장의 핵심인 악기에 투자하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국내에서 주로 쓰이는 연주용 피아노인 스타인웨이는 현재 1대당 2억6000만 원 정도다. 하지만 매년 1000만 원가량 오르는 추세라 시간을 미룰수록 예산상의 부담만 더 커진다.

금정문화회관은 부산문화회관의 대안 공연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라 그 관심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이 곳에서 연주했던 연주자들의 반응을 모아보면 “지금 피아노로는 다양한 소리를 내기에 한계가 있다. 좀 더 좋은 피아노에서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으면 한다” “다른 나라나 예술의전당 등 수도권 공연장처럼 피아노가 10년 안에는 새 것으로 교체됐으면 좋겠다” “리모델링한 공연장의 시설은 좋지만 피아노도 뒷받침이 되었으면 좋겠다” “반주용 피아노와 독주회용 피아노를 구분해서 관리하면 피아노 생명도 더 길어지고 다양한 앙상블 공연도 가능하다” 등이다.

아트뱅크코리아 김문준 대표는 “금정문화회관에서 많은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적어도 연주용 피아노에 적합한 피아노가 두 대 있어야 피아노 앙상블 공연도 차질없이 할 수 있고 연주자가 자신에게 더 잘 맞는 피아노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빠른 시일내 피아노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