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연극 ‘워호스’ 관람 기회도

세계적인 오페라와 연극의 공연실황녹화를 전문 음향시설을 갖춘 공연장에서 보다 몰입도 있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브레겐츠 오페라 페스티벌의 리골레토. 케빈앤컴퍼니 제공, 사진 =Anja Koehler

부산문화회관은 세계 각국의 유명 오페라극장과 페스티벌의 작품을 작곡가별로 선택해 ‘BSCC 시네 오페라 초이스 Cine Opera Choice’라는 타이틀로 2021년 베르디 편, 2022년 푸치니 편, 2023년 모차르트 편에 걸쳐 장기 기획해 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올해는 베르디로 5월 메트로폴리탄오페라의 ‘라트라비아타’, 6월 브레겐츠 오페라 페스티벌의 ‘리골레토’, 9월 라 스칼라의‘ 아이다’, 12월 베를린국립오페라의 ‘맥베스’로 채워진다.

다음달 1일 상영되는 라트라비아타는 메트의 2019년 시즌 작품으로 지휘자 야니크 네제 새겡이 이끌어내는 완숙한 음악과 안젤라 게오르규, 안나 네트렙코와 더불어 세계 3대 소프라노로 불리는 디아나 담라우의 연기와 매력이 돋보인다. 6월 12일은 브레겐츠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공연된 2019년작 리골레토다. 호수 위의 초대형 세트와 변화무쌍한 연출로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브레겐츠의 역대 무대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커스를 콘셉트로 한 연출과 무대 디자인은 독일의 영화감독 필립 슈톨츨이 맡았다.

9월 4일 상영되는 아이다는 밀라노 라 스칼라의 2015년 작품이다. 주빈 메타가 지휘하고 아이다 역에 가장 부합하는 캐릭터와 성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리릭 소프라노 크리스틴 루이스가 호소력 짙은 음색과 연기로 연인 라다메스와 조국을 구해야 하는 자신의 신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려낸다. 페터 슈타인이 연출했다.

마지막 상영작인 맥베스는 2018년 베를린국립오페라단의 작품이다. 77세의 살아있는 전설 플라시도 도밍고는 추락한 영웅의 모습을, 뱅쿠오 역의 연광철은 강력하고 고결한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휘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이와 함께 NT라이브 기획공연으로 연극 ‘워호스’와 ‘리어왕’을 선보인다. 영국 국립극장은 2009년 세계최초로 연극 공연실황을 라이브로 촬영해 다른 지역에서 상영하기 시작해서 전 세계의 2000여 개 극장에서 550만 명의 관객을 스크린으로 만나고 있다.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와 섬세한 표정을 좀 더 가까이 감상할 수 있고 한국어 자막이 제공돼 보다 쉽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는 24일 오후 3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상영되는 ‘워호스’(연출 톰 모리스)는 세계 1차대전에서 기마대의 군마로 차출된 말 조이와 조이를 찾기 위해 입대를 결심한 소년 알버트의 우정과 모험을 다루고 있다. 토니 어워드에서 극본, 연출, 조명, 음향, 무대 디자인, 핸드스프링 퍼핏 특별상(6개)을 수상해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실물 크기의 말(인형)과 배우들의 정교한 연기로 실제 무대 위에 말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카메라를 통해 말의 움직임을 보며 실제 객석에서 보는 것보다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리어왕(연출 조난단 먼비)은 10월 23일 상영된다. 영화 ‘반지의 제왕’ 간달프 역 이안 매켈렌이 리어왕을 맡았다. 80세가 넘은 그는 늙고 병들어 세상을 보는 눈을 잃어버린 인간의 모습을 열연하며 완벽한 리어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