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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꿈 이뤘다, 전용 창작공간 우뚝 세운 부산극단

극단새벽 ‘효로인디아트홀’ 개관

  •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   입력 : 2023-04-20 20:35:17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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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기획 … 3층 건물 완공
- 카페·복합공연장·연습실 갖춰
- 2000여 명 시민 십시일반 후원
- 이성민 대표 “후배와 약속 지켜”

“극단새벽이 100년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예술의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는 독립예술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고민했습니다. ‘효로인디아트홀’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입니다.”

오는 22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개관하는 효로인디아트홀 외관. 극단새벽 제공
극단새벽이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독립예술창작·소통공간 효로인디아트홀을 오는 22일 연다. 287.6㎡ 부지에 지상 3층 건물을 짓기까지 약 30년이 걸렸다. 대안적 문화형성을 위한 극단의 오랜 집념과 2000명 가까운 관객·시민의 뒷받침이 이뤄낸, 값지고 지극히 드문 성과다.

지난 19일 효로인디아트홀에서 만난 이성민(사진) 대표는 극단 창립멤버로, 연출을 겸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극단새벽이 창단 10주년을 맞았던 1994년 처음 독립문화공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건물이 완공되기까지의 과정을 하나하나 말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라고 운을 뗐다.

‘효로’는 새벽이슬을 뜻하는 한자어(曉露)로, 맑고 투명함을 의미한다. 극단의 또 다른 창립멤버 윤명숙 배우의 별호에서 따왔다. 이 대표와 독립문화공간의 꿈을 공유했던 윤 배우는 2007년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극단 후배들이 그 뜻을 계속 이어 나갔다. 공간 조성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2016년에는 문화예술기획사 ‘효로인디넷’도 만들었다.

이성민 대표.
이 대표는 “전용공간이 없던 때는 극단이 2~5년마다 이사를 다녔는데 비용도 만만찮았고, 한곳에 자리를 못 잡아 관객도 우리를 찾아 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며 “윤 배우와 문제의식을 나누며 계획한 일을 마침내 후배들과 이뤄내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전했다.

효로인디아트홀 1층은 사회적 기억공간 ‘기억의 방’과 ‘카페8407’로 조성했다. 8407은 극단이 창단된 1984년 7월에서 따왔다. 기억의 방에서는 개관에 맞춰 다음 달 13일까지 특별전 ‘너희를 담은 시간’을 열고, 세월호 가족들이 작업한 꽃누르미(압화) 작품을 전시한다.

아울러 건물 2층에는 104석의 복합공연장 ‘효로소극장’이, 3층에는 극단 연습실과 사무실이 자리 잡았다. 이 대표는 “공간 구석구석 단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며 “연극하는 사람들이 오랜 기간 기획하고 직접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건물을 짓는 데 가장 중요한 재원 마련에는 2000명 가까운 후원자들의 도움이 있었다. 극단의 작업을 의미 있게 생각하는 관객, 기억의 방을 만들자는 캠페인에 기꺼이 동참한 시민이 십시일반 후원금을 오랜 기간에 걸쳐 모아줬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효로인디아트홀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후원자 이름을 하나하나 새긴 현판도 달았다.

극단새벽과 효로인디넷은 효로인디아트홀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이 대표는 “일상적으로는 극단새벽의 창작작업이 이뤄질 테지만,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대학인디밴드페스티벌 등도 구상하고 있다”며 “1층 기억의 방 또한 시민이 언제든 찾아오는 곳이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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