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부산국제AI영화제 개막작 ‘라파엘’ 스틸컷. 영화의전당 제공

전문 분야는 물론 일상까지 인공지능(AI)이 깊숙이 스며든 지금, 영화 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때 AI 도입에 다소 부정적이던 영화계도 각본 촬영 편집 시각특수효과(VFX)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100% 생성형 AI만으로 제작된 영화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AI가 지닌 ‘영화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영화제가 부산에서 열린다. 12월 4일부터 6일까지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2회 부산국제AI영화제’(BIAIF)다.

(재)영화의전당이 주최·주관하는 이 행사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을 소개하는 AI 전문 영화제다. 제작 과정에 AI 기술을 일부 활용한 영화부터 AI로만 만든 작품까지 다양한 형태의 영화를 상영한다.

지난해 열린 제1회 행사는 상영작 중 최고의 영화를 뽑는 경쟁 영화제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순위를 두지 않는 비경쟁 방식으로 운영된다. 창작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실험과 표현 가능성을 아우르는 장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에서다. 모든 상영작에는 1000달러(한화 약 146만 원)의 창작지원금이 제공되며, 관객상 수상작에는 추가로 3000달러(한화 약 439만 원)를 제공한다.

영화의전당 고인범 대표이사는 “AI 기술은 전문 지식 없이도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며 “부산국제AI영화제는 모든 창작자가 주인공이 되는 ‘모두를 위한 영화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라파엘’이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이 영화는 지난해 영화제에서 ‘목격자’로 대상을 받은 마테오 AI스튜디오의 양익준 감독이 문신우, 정주원 감독과 함께 연출한 신작이다. ‘AI도 죽으면 천국에 갈 수 있을까’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안드로이드 사령관 ‘알렉세이’가 천주교의 마지막 신부 미카엘을 만나 신앙을 품고 신의 구원을 받기 위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여정을 그린다.

영화 상영 외에도 AI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 콘퍼런스도 마련했다. 5일 열리는 콘퍼런스 1부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민세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조충연 교수, 이상훈 영화감독, 체코국제AI영화제 오다이르 팔레코 회장이 참여해 AI영화의 미학적·기술적 가능성에 관해 논의한다. 이어지는 2부에는 민규동 영화감독과 미래영화연구소 전병원 소장이 민 감독이 연출한 AI 영화 ‘작은 날개’의 제작 과정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부산국제AI영화제 홈페이지(biaif.dureraum.org)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