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유먼, 옥스프링, 정대현

- 송승준·유먼 원투 펀치 중임 맡아
- 3선발 옥스프링 4강 '키 플레이어'
- 고원준·김승회·이재곤 출격 채비
- 김사율·진명호 필승 계투진 가세
- '핵잠수함' 정대현 진정한 믿을맨

지난해 롯데는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가 단 1명밖에 없었다. 하지만 팀 평균 자책점은 3.48로 삼성에 이어 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안정된 마운드를 뽐냈다. '좌완 에이스' 장원준의 입대로 생긴 공백을 쉐인 유먼(13승)이 훌륭하게 메웠고, 막강 중간 계투진의 활약이 눈부셨던 데다 팀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한 김사율(34세이브)과 '여왕벌' 정대현이 뒷문을 든든히 지켰기 때문이다. 올 시즌 롯데 투수진은 양적으로 더 풍성해졌다. 게다가 투수 조련사로 유명한 김시진 감독이 부임하면서 마운드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소 약화된 타격에도 롯데가 4강 전력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6선발 체제 가능할까

	이재곤

통상적으로 프로팀은 5명의 투수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린다. 선발 투수의 투구 사이클을 감안할 때 가장 적합한 형태가 5선발 체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선발 투수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은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시진 감독은 올 시즌 6선발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만큼 롯데에는 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는 의미다. 또 올 시즌 홀수 팀으로 리그가 운영돼 투수진의 변칙운용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여유 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원투 펀치'는 송승준과 유먼이 맡는다. 송승준은 지난해 국내 복귀 후 최소 승수(7승)에 그쳤지만 평균 자책점(3.31)은 가장 좋았다. 지난 시즌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송승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호투를 펼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롯데가 유먼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지난해처럼만 해달라는 것이다. 유먼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코칭스태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유먼이 개막 전까지 충분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3선발로 나설 크리스 옥스프링은 올 시즌 롯데 선발진의 '키 플레이어'다. 옥스프링이 전성기 때 사도스키 정도의 성적을 내준다면 롯데의 4강 진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4~6선발은 고원준, 김승회, 이재곤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고원준은 올 시즌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두산에서 이적한 김승회는 선발과 중간 등 전전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고 있고, 이재곤 역시 김시진 감독이 가장 기대하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철벽 불펜, 다시 한 번

'파이어볼러' 최대성과 '꿀성배' 김성배, 좌완 이명우와 강영식 등 필승 계투진이 지난해 합작한 홀드는 무려 51개에 달한다. 8개 구단 가운데 단연 으뜸이었다. 필승 계투진의 위용은 올해도 여전하다. 오히려 더 강력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마무리로 활약한 김사율까지 계투진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즌 막판 롯데는 김사율과 정대현이 번갈아 마무리를 맡는 '더블 스토퍼'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무조건 한 명뿐"이라고 선언했고, 고심 끝에 정대현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대신 김사율은 정대현 바로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정대현과 김사율 모두 훌륭한 마무리 투수다. 하지만 경험 면에서 정대현이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며 "김사율의 가세로 중간이 훨씬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기존 불펜진 외 새로운 얼굴들도 대거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 테스트를 받은 강속구 투수 진명호는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진명호는 다소 불안한 제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제2의 최대성'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KIA 불펜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홍성민도 불펜진에 가세한다. 프로 2년차 사이드암 투수인 홍성민은 같은 유형의 김성배, 정대현과 신·구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다 또 다른 선발 후보인 이정민, 신인 송주은 등도 불펜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선수들의 면면만 놓고 본다면 '패전 처리'는 아예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 2012년 팀 투수 성적 팀 평균 자책점 3.48(2위) 팀 피홈런 74개(최소 5위) 팀 실점 518점(최소 2위·경기당 평균 3.89점)

◇ 주요 투수 성적(2012년) 이름 성적 평균 자책점 강영식 2승10홀 3.89 고원준 3승7패 4.25 김사율 2승3패34세1홀 2.98 김성배 3승4패2세14홀 3.21 송승준 7승11패 3.31 유먼 13승7패1홀 2.55 이명우 2승1패10홀 2.56 정대현 2승1세5홀 0.64 진명호 2승1패1홀 3.45 최대성 8승8패1세17홀 3.59 김승회(두산 당시) 6승7패 4.04 홍성민(KIA 당시) 1세3홀 3.38 ※크리스 옥스프링 신규 용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