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손아섭, 강민호, 장성호

- 이대호·홍성흔·김주찬 빠져 비상
- 강민호 수비부담 덜어 30홈런 기대
- 손아섭 폼 바꾸고 장성호 부활 의지
- 전준우 톱타자, 황재균 6·7번 유력
- 좌익수·유격수 등 무한경쟁 예고

최근 몇 년간 롯데는 투수보다 막강한 화력을 앞세운 팀이었다. 2011 시즌에는 도루를 제외하고 타율·타점·득점·홈런·장타율·출루율 등 모든 공격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팀 타력의 절반'으로 불리던 이대호를 일본으로 떠나보낸 데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는 각각 4번과 톱 타자를 맡았던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마저 잃었다.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보상 선수로, 투수 김승회와 홍성민을 데리고 오면서 타선의 공백은 훨씬 심해졌다.

타선만 놓고 본다면 롯데는 하위권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넥센 시절 박병호와 강정호, 서건창 등을 길러낸 김시진 감독이 부임했고, '깜짝 스타' 등극을 노리는 백업 요원들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손-민-호 트리오' 폭발력은?

전준우

김시진 감독은 당초 새로운 4번 타자에 전준우 또는 김대우를 기용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계획이 수정됐다. '안방 마님' 강민호를 4번 타순에 배치하기로 한 것. 전준우는 장타력을 갖고 있지만 4번 타순에 대한 부담 때문에 결국 원래 타순인 1번으로 돌아가기로 했고, 김대우는 힘이 좋지만 경험이 부족해 4번의 중책을 맡기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장타력이 좋고 노련한 강민호를 4번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강민호는 올해 30홈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년 연속 19홈런을 기록한 강민호는 백업 포수 용덕한의 합류로 수비 부담을 훨씬 덜게 돼 30홈런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최다 안타 타이틀과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손아섭은 본래 타순인 3번에 배치된다. 손아섭의 올 시즌 목표는 장타를 늘리는 것이다. 손아섭은 2011년 홈런 15개에 83타점을 올렸으나 지난해에는 홈런이 5개에 그쳤고, 타점도 58점으로 뚝 떨어졌다. 이에 손아섭은 예전보다 방망이를 1~2인치 길게 잡는 쪽으로 타격폼을 조금 바꿨다. 시범경기에서는 바뀐 폼에 적응이 안 된 모습을 보였지만 워낙 근성이 뛰어난 선수여서 곧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5번은 한화에서 이적한 '스나이퍼' 장성호가 맡는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는 장성호이지만 타고난 타격 센스와 클러치 능력은 여전하다. 본인 스스로도 롯데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스프링캠프에서도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만약 장성호가 홍성흔 수준의 활약만 펼쳐준다면 롯데의 클린업 트리오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될 수 있다.

■영원한 주전은 아무도 없다

김시진 감독은 스프링캠프의 키워드를 '경쟁'으로 정했다. 포지션별로 선수들이 무한경쟁을 통해 스스로 주전을 꿰찰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는 의미였다. 특히 좌익수와 유격수, 2루수 등은 쟁쟁한 선수들이 경쟁을 벌이며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내야수 가운데 주전 자리를 위협받지 않는 선수는 3루수 황재균뿐이다. 황재균은 김시진 감독이 한때 1번 타자로 기용할 계획을 세웠으나 전준우가 1번으로 오면서 올 시즌 6~7번에 배치될 전망이다. 지난해 주로 하위 타선에 있으면서도 51타점이나 기록한 황재균은 올 시즌에도 '공포의 하위 타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캡틴' 조성환은 올 시즌 2루수 겸 2번 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준서, 정훈 등 후배들과의 끊임없는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전제 아래에서다. 문규현, 박기혁, 신본기 등 3명이 경쟁을 벌이는 유격수는 박기혁이 다소 앞서 보인다. 세 선수 가운데 방망이가 제일 낫기 때문이다.

좌익수야말로 김시진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진 포지션이다. 김대우, 김문호, 조홍석 등 경쟁자가 차고도 넘친다. 현재로선 김대우가 주전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김시진 감독은 "올 시즌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야구는 홈런 등 장타만 많이 친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면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통해 장타력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 2012년 팀 타선 성적 팀 타율 0.263(2위) 팀 득점 509점(공동 최하위·경기당 평균 3.83점) 팀 타점 479점(공동 최하위·경기당 평균 3.60점) 팀 홈런 73개(4위) 팀 도루 119개(5위) 팀 장타율 0.364(4위) 팀 출루율 0.326(6위)

◇ 주요 타자 성적(2012년) 이름 포지션 성적 강민호 포수 0.273 19홈런 66타점 용덕한 포수 0.246  1홈런  6타점 문규현 내야수 0.205  0홈런 17타점 박종윤 내야수 0.257  9홈런 47타점 박준서 내야수 0.275  2홈런 12타점 정훈 내야수 0.200  2홈런 12타점 조성환 내야수 0.278  3홈런 33타점 황재균 내야수 0.272  4홈런 51타점 김문호 외야수 0.203  0홈런  2타점 손아섭 외야수 0.314  5홈런 58타점 전준우 외야수 0.253  7홈런 38타점 장성호(한화 당시) 내야수 0.263  9홈런 52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