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박병호(넥센)가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박병호는 31일 광주구장에서 계속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방문경기에서 1회 KIA 우완 선발투수 서재응의 복판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좌측 스탠드에 꽂히는 비거리 125ｍ짜리 선제 솔로 아치를 그렸다.

전날 3타수 무안타에 머문 박병호는 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지난해 홈런(31개), 타점(105개) 타이틀을 따낸 박병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대포 4방을 터뜨리고 방망이 예열을 마쳤다.

이어 개막 두 경기 만에 첫 홈런을 때리고 홈런왕 2연패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박병호는 4-1이던 5회에는 승부를 가르는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2타점째를올렸다.

중심과 하위타선에서 고루 터진 '다크호스' 넥센은 KIA를 6-4로 제압하고 전날 패배(9-10)를 설욕했다.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은 넥센의 잠수함 투수 김병현은 광주일고 1년 선배 서재응과의 선발 대결에서 판정승했다.

김병현은 5⅔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각각 4개씩 줬으나 실점을 2점으로 막고 첫 승리를 챙겼다.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는 개막 2연승을 달리고 휘파람을 불었다.

'우승 후보' 두산은 대구 방문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삼성을 7-3으로 격파했다.

LG는 인천 원정에서 SK 와이번스를 4-1로 따돌렸다.

전날 박종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승리한 롯데는 사직 홈경기에서 9회 터진 손아섭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한화 이글스를 6-5로 눌렀다.

한편 이날 6만 953명의 관중이 전국 4개 구장을 찾는 등 2013 프로야구는 개막 2경기에서 13만7천761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다음주 9번째 '막내' NC 다이노스가 롯데를 홈인 창원 마산구장으로 불러 개막전을 치름에 따라 상대할 팀이 없는 삼성이 4월 2∼4일 첫 '강제 휴일'에 들어간다.



◇ 문학(LG 4-1 SK) = 선발 우규민의 호투, 이적생 듀오의 활약이 어우러진 LG가 SK를 이틀 연속 울렸다.

옆구리 선발 투수 우규민은 SK 타선을 5⅔이닝 1점으로 틀어막고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그는 3회와 5회 1사 1,3루 두 차례 실점 위기에서 모두 유격수 병살타를 끌어내며 한숨을 돌렸다.

삼성에서 나란히 이적한 포수 현재윤과 내야수 손주인은 알토란 같은 타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현재윤은 0-1로 뒤진 2회 좌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손주인은 2-1로 간신히 앞선 6회 2사 1루에서 좌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 대구(두산 7-3 삼성) =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의 마운드가 심상치 않다.

전날 선발 배영수가 만루포 두 방을 얻어맞고 무너진 데 이어 이날 선발과 불펜이 차례로 두산 방망이에 무릎을 꿇었다.

선발 윤성환은 3⅓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고 4점을 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삼성은 3-4로 추격하던 4회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인 왼팔 백정현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도리어 두산에 도망갈 빌미만 제공하고 말았다.

백정현은 5회 선두 손시헌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급격히 흔들렸다.

좌타자 김현수를 볼넷으로 거른 백정현은 1사 1,2루에서 홍성흔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점을 줬다.

백정현은 좌타자 오재원에게 볼넷을 허용,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를 심창민에게 넘겼다.

1사 만루에서 나온 두산의 허경민은 몸이 덜 풀린 심창민에게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양의지는 몸 맞는 볼로 출루해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다.



◇ 광주(넥센 6-4 KIA) = 작년 신인왕 서건창과 MVP 박병호가 승리를 쌍끌이했다.

전날 9-10으로 역전패한 넥센은 1회 '날쌘돌이' 서건창의 발로 선취점을 얻었다.

서건창은 몸 맞는 볼로 출루한 뒤 후속 정수성 타석 때 거푸 2루와 3루를 훔쳤다.

이택근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서건창을 홈에 불렀고, 박병호가 시원한 홈런으로 뒤를 받쳤다.

넥센은 2회에도 이성열의 우선상 1타점 2루타, 김민성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며 전날 석패 아쉬움을 깨끗이 털어냈다.

1차전에서 6점이나 헌납한 불펜도 정신을 차렸다.

김병현의 뒤를 이어 나온 김영민이 대타 신종길에게 투런포를 맞는 등 6회 3점을 줬으나 이보근(6회)-이정훈(7회)-한현희(8회)-손승락(9회) 필승조가 2점의 리드를 지키고 승리를 안겼다.



◇ 사직(롯데 6-5 한화) = 롯데의 뒷심이 이틀 연속 한화 불펜을 궁지로 몰았다.

한화는 4-5로 패색이 짙던 9회 2사 1,2루에서 터진 김태균의 극적인 적시타로 5-5 동점을 이뤘다.

김태균의 짧은 좌전 안타 때 홈에 쇄도한 2루 주자 이대수의 발이 간발의 차로 홈을 먼저 찍었다.

한화는 2사 1,3루 역전 찬스를 잡았으나 이여상이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흐름을 롯데에 내줬다.

롯데는 9회말 선두 전준우가 8구째 가는 접전 끝에 한화 우완 송창식에게서 볼넷을 골라 끝내기 기회를 얻었다.

제구가 흔들린 송창식은 문규현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고손아섭에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를 맞고 쓸쓸히 물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