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건너온 '이적생 트리오' 현재윤·손주인·정현욱이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우승 청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시즌 LG의 주전 포수로 낙점된 현재윤은 3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뒤진 2회초 개인통산 11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2010년 8월 26일 대구 두산전 이후 첫 홈런이다.

LG는 조인성(SK)과 김태군(NC)을 보내며 구멍 난 '안방'을 책임질 선수로 현재윤을 데려왔다.

현재윤은 2002년부터 삼성에서 활약하면서 주전 진갑용의 백업 포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수비 능력만큼은 수준급이지만 통산 타율 0.222에 그친 타격이 조금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이날 상대 선발 크리스 세든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10구째 시속 144㎞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기는 105ｍ짜리 솔로아치로 동점을 만들며 타격감을 과시했다.

다음 타석에서는 끈질긴 승부 끝에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선구안 또한 자랑했다.

현재윤은 올해 초 열린 체력테스트에서부터 4㎞를 17분 40초로 달려 베테랑 조 1위를 차지하며 기대를 모았다.

스프링캠프에서도 투수 리드, 블로킹 등 원래 강점으로 꼽힌 수비에서 다시 한번 합격점을 받았다.

시범경기 타율에서도 3할 후반대를 기록하는 등 페이스를 순조롭게 끌어올려 조윤준, 윤요섭 등을 제치고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현재윤은 경기 후 "승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홈런을 쳐서 기쁘다"며 "내 역할은 매 경기에 집중하며 투수들이 좋은 투구를 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경기를 위해 2년을 기다렸다"며 "LG가 11년째 포스트 시즌에 도전하는데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윤이 선취점을 뽑았다면 이적생 동기 손주인은 쐐기점을 뽑아 LG의 승리를 뒷받침했다.

손주인은 이날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안타는 1개에 머물렀지만 2-1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6회초 2사 1루에서나온 1타점짜리 적시 2루타기에 빛이 났다.

'멀티내야수'라는 평가를 받는 손주인은 삼성에서 만년 백업에 머물렀지만 이적후 스프링캠프에서 맹활약하며 김기태 LG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손주인의 올 시즌 목표는 풀타임 주전으로 나서 LG의 포스트시즌행을 거드는 것이다.

마운드에서는 정현욱이 현재윤과 손주인이 뽑은 점수를 깔끔히 지켜냈다.

정현욱은 3-1로 앞선 8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이닝을 막은 뒤 마무리 봉중근와 바톤 터치했다.

첫 타자 이명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정현욱은 다음 타자 정근우를 뚝 떨어지는 낙차 큰 변화구로 돌려세우며 3구 삼진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최정의 타구는 오른쪽 펜스 쪽으로 뻗었으나 우익수 이진영이 몸을날려 볼을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뒤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정현욱은 올시즌 LG 불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2008년부터 4년 내리 두자릿수 홀드를 올리고 필승조 일원으로 맹활약한 정현욱은 올시즌 LG의 셋업맨으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정현욱은 투수로서만큼 큰 형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해내고 있다.

동료인 봉중근이 "(정)현욱이 형이 8회를 막아줄 것이라 믿으니 9회에만 집중해도 돼서 편하다"며 "후배 선수들에게도 언제나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해준다"고 칭찬할 정도다.

정현욱은 "어떤 선수든 몇 년씩 시합을 뛰면 자신감이 붙고 잠재력이 나오니 고민하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며 "아프면 아무것도 안 되니 몸 관리를 충실히하라고 말하고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해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