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022년 월드컵개최지의 변경 가능성에 일단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정 회장은 12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트랜스아메리카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 참석한 뒤 개최지 선정을 위한 재투표가 거론되는 분위기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은 얘기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오는 9월이나 10월에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며 "그 조사의 결과가 나오면 (대한축구협회의) 방침을 정하고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모하메드 빈 함맘(카타르) 전 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이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2010년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회원국들에 금품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이 구체적인 데다가 일부 물증까지 있는 것으로 보여 비리를 기정사실로 보고 재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FIFA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마이클 가르시아 FIFA 윤리위원회 수사관도 이날 총회에 참석해 최근 언론이 제기한 의혹의 진상을 밝힐 수 있을 만큼 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가르시아 수사관의 발언이나 총회의 분위기와 관련해서도 "원론적인 말이나 입장에 불과한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고수했다.

카타르는 2010년 12월 FIFA 집행위원 22명(재적위원 24명 중 2명 비리로 제외)이 참여한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승리했다.

카타르는 1차 투표에서 11표를 얻어 한국(4표), 미국, 일본(이상 3표), 호주(1표)를 제쳤다. 과반 표를 얻지 못해 계속된 2차 투표에서도 10표를 획득해 한국, 미국(이상 5표), 일본(2표)을 이겼다.

카타르는 3차 투표에서 11표로 미국(6표), 한국(5표)을 따돌린 뒤 4차 투표에서 과반인 14표를 얻어 미국(8표)을 제치고 개최권을 획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