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보공업 직원과 함께 대회 참가
- 회사 걱정은 접고 달리기에 흠뻑

동남아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회사 직원들이 마라톤 대회에 나섰다. 15일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린 2016 부산하프마라톤대회에 부산의 '강소기업' 선보공업 직원 104명도 참가했다. 출발에 앞서 몸을 푸는 직원들 틈에 동남아 근로자 4인방이 눈에 띄었다.

15일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열린 2016 부산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선보공업의 외국인 근로자 4인방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진룡 기자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온 무하마드(29), 크리스(28)와 필리핀에서 건너온 알빈(40), 존(39)이 직원들과 어울려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한국말에 서툰 이들을 위해 사내 동료 최봉순(50) 씨가 소개를 대신했다.

선보공업의 직원들은 매년 봄 가을에 열리는 부산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 이번 대회에는 동남아에서 온 친구들도 함께 뭉쳤다. 최 씨는 요즘 어려운 조선업계 사정 때문에 일거리가 많이 줄어 걱정이라며 하소연했다. 최 씨는 "평소 같았으면 일하느라 바빴을 텐데 아시다시피 조선업이 어려워져 일거리가 줄었다"면서 "마침 쉬는 날이라 동남아에서 온 직원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동남아 4인방도 일 걱정은 잠시 접어뒀다. 동료들과 어울리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다. 무하마드 씨는 서툰 한국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마라톤에 참가한 소감을 묻자 무하마드 씨는 "좋아요"라고 짧게 대답하며 웃었다.

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알빈 씨는 연신 엄지를 치켜들며 자신의 기분을 표현했다. 출발 시각이 임박해오자 동남아 4인방과 직원들은 다대포 앞바다를 배경으로 길게 늘어선 마라톤 대열 속으로 달려들어 갔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