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확실히 달라졌다. 앞서고 있다가도 후반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너지던 예전의 모습은 사라졌다. 악착같은 수비로 상대의 기세를 꺾은 뒤 후반 막판 골을 터뜨리는 끈끈한 팀으로 거듭났다. 선수들도 "경기에 지고 있어도 도무지 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29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와 FC안양의 경기에서 고경민이 후반 첫골을 터뜨리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부산은 FC안양과의 경기에서도 이 같은 팀컬러를 그대로 보여줬다. 후반전 막판 고양의 공세를 견뎌내며 기회를 엿보다 킬패스 한 방으로 상대를 허물어뜨렸다. 이후 상대의 공격을 역습으로 받아쳐 쐐기골까지 뽑아냈다.
부산은 29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16 K리그 챌린지 31라운드에서 고경민과 정석화의 연속골로 안양을 2-0으로 물리쳤다.
승부는 경기 후반 40분 이후에 갈렸다. 전후반 내내 안양과 일진일퇴 공방을 벌이던 부산은 후반 막판 교체로 들어간 고경민이 연속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40분 고경민이 안양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김영신의 패스를 받아 안양의 골문을 열었다. 3분 뒤에는 정석화와 주고받는 패스로 안양 진영을 돌파한 뒤 정석화에게 완벽한 찬스를 내줘 득점을 도왔다. 부산은 2-0으로 앞서자 노련한 베테랑 수비수 이원영을 투입해 안양의 반격을 봉쇄했다.
이날 승리로 6경기 무패(5승 1무)의 상승세를 이어간 부산은 11승 6무 11패 승점 39로 서울 이랜드를 제치고 다시 7위로 올라섰다.
부산은 이날도 3-4-3전술로 나왔다. 공격진에 홍동현을 중심으로 좌우에 포프와 정석화가 포진했다. 중원은 용재현과 이정근 이규성 최광희가 맡았다. 수비는 닐손주니어를 중심으로 차영환과 김재현이 좌우를 지켰고 구상민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최근 상승세의 팀이 맞붙은 경기답게 양 팀은 중원에서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였다. 수비와 공격라인의 간격을 좁게 가져가며 공을 돌리다가 기회를 엿봤다.
부산은 전반 3분 만에 정석화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기회를 잡으며 안양을 위협했다. 전반 25분에는 정석화가 안양의 오른쪽을 시원하게 돌파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전반 28분 용재현, 1분 뒤 포프의 슈팅이 연달아 터졌지만 골과 연결되지는 않았다.
안양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32분과 35분 코너킥을 얻어냈지만 소득이 없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부산의 시원한 드리블쇼가 펼쳐졌다. 후반 2분 최광희가 하프라인부터 단독돌파 후 슈팅까지 연결했고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 5분 뒤에는 홍동현이 자기 진영에서부터 단독 드리블해 안양 페널티 박스까지 돌파하는 순간 수비 반칙에 막혔다. 이어진 프리킥에서 키커로 나선 포프의 슛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지만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다.
후반 20분 부산이 먼저 교체카드를 뽑아 들었다. 이규성을 쉬게 하고 침투패스가 좋은 김영신을 중원에 투입했다. 이에 맞서 안양도 2분 뒤 정재희를 빼고 브루닝요를 들여보냈다. 이후 안양이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펼쳤고 부산은 간간이 역습으로 맞섰다. 후반 24분 홍동현의 헤딩슛은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37분 부산은 지친 포프를 빼고 고경민을 투입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부산의 최영준 감독은 "가을에 접어들어 시원한 골과 함께 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드려 기쁘다. 막판에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방심하지 않고 이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 감독은 교체카드와 관련해 "이규성이 미드필드에서 볼 소유가 원활하지 않아 김영신을 내세웠다. 포프는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고경민을 투입했는데 전략적으로 잘 맞아 들었다. 운도 따랐다"고 말했다. 안인석 기자 doll@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