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차 부진 징크스도 해결 과제
- 레일리, 최근 성적 나빠져 걱정
- 90년생 마켈·번즈 적응 변수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2017시즌을 앞두고 그들에게 제기되는 물음표를 하나씩 지워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왼쪽부터 앤디 번즈, 파커 마켈, 브룩스 레일리

롯데는 파커 마켈(52만5000달러) 앤디 번즈(65만 달러)에 이어 재계약에 성공한 브룩스 레일리(85만 달러)까지 높지 않은 수준으로 계약을 완료했다. 반면 다음 시즌을 앞둔 외국인 선수 시장은 현재 100만 달러(약 12억 원) 이상까지 커졌다.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한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가 170만 달러로 현재까지 최대 규모 계약에 도장을 찍었고, 구단 역대 최고인 110만 달러를 받은 션 오설리반(넥센 히어로즈)과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향한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를 대신해 타선에 힘을 실을 재비어 스크럭스(NC 다이노스)도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롯데는 높은 연봉이 좋은 기량으로 해석되는 시장 분위기와 달리 사도스키 스카우트 코치의 정확한 평가를 바탕으로 적정 가격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다른 팀이었으면 같은 선수에게 더 높은 몸값을 지급했을 수도 있다"며 "미국에서 뛴 선수가 몸값이 낮다고 기량까지 낮은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지난 8일 영입이 발표된 번즈는 롯데의 외인 내야수 잔혹사도 끊어야 한다. 펠릭스 호세, 카림 가르시아 등 팬들의 기억에 남는 대다수 외인 타자가 외야수인 데 비해 내야수의 활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4시즌부터 2년간 롯데에서 뛴 1루수 라이언 잭슨(라이온) 정도가 성공 사례로 꼽히고, 가장 최근인 2014년 역시 1루를 맡은 루이스 히메네스는 시즌 초반 화끈한 홈런포로 주목받았지만 부상과 태업 논란에 휩싸이며 퇴출 수순을 밟았다. 외인 타자들이 주로 맡는 1·3루 코너뿐만 아니라 2루수-유격수로 이어지는 센터 라인에서도 번즈가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3년째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레형광' 레일리도 징크스와 부딪혀야 한다. 이전까지 3년 연속 롯데 소속으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는 세 명이 있었는데, 모두 마지막 해에 부진하며 더는 팀과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외인 제도 도입 초기인 1999년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활약한 에밀리아노 기론은 3년 차에 팔꿈치 부상으로 10경기 만에 퇴출 당했다. 현재 팀의 스카우트 코치인 라이언 사도스키, 좌완 선발 쉐인 유먼은 매해 평균자책점이 높아지며 부진해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레일리도 지난 시즌 전반기(평균자책점 3.50)에 비교하면 후반기 성적(평균자책점 5.74)이 급격히 나빠져 우려를 산 점을 되풀이하지 않고 극복해야 한다.

1989년생 외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한화 이글스)보다 1살 어린 KBO 최초 90년생 외국인 듀오가 된 마켈과 번즈가 국내 무대에 얼마나 적응할지도 변수다. 두 선수 모두 마이너리그에서 뛴 기간이 더 길지만, 국내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재계약까지 성공한 메릴 켈리(SK 와이번스) 사례처럼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롯데 관계자는 "구위나 능력치로 판단했을 때 한국야구에 적응하면 충분히 통할 선수들이라는 기대감에 뽑았다"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