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사진)이 한국 프로야구(KBO) 역사상 최초로 은퇴 투어를 치르며 그라운드를 떠날 예정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다음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승엽의 선수 생활 마지막 해를 기념하는 행사 준비를 논의 중이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16일 "이승엽은 한국프로야구의 자산이다. 충분히 은퇴 기념행사를 해줄 만한 선수"라며 "지난달 열린 KBO 실행위원회에서 앞으로 소속팀 삼성의 구상을 들어보고 타 구단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하자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국민타자'라는 별명이 어울릴 만큼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 스타로 자리 잡았다. 2003년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기록이었던 56홈런을 때려냈고, 2015시즌에는 롯데 투수 구승민을 상대로 국내 무대에서 40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에는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한일 통산 600홈런 고지를 밟았다. KBO 통산 443개 홈런으로 2위 양준혁(은퇴·351개)과 격차는 92개에 이른다.

국제대회에서도 2006 WBC에서 일본을 상대로 '8회의 기적'을 만든 역전 투런 홈런, 2008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4강전에서 승리를 확정 짓는 홈런 등으로 야구 팬들의 기억 속에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이승엽은 2015시즌부터 올해 마지막 선수 생활을 예고했다. 그를 위해 KBO와 10개 구단은 '은퇴 투어' 같은 선례를 만들 계획이다.

삼성을 제외한 9개 구단이 KBO의 제안에 동의하면 한국에서는 이승엽이 첫 사례다. 그의 마지막 은퇴식 행사는 홈구장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릴 전망이다. 소속팀 삼성은 '이승엽 은퇴 TF팀'을 꾸려 시간을 두고 행사 내용과 기간을 결정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승엽의 명성에 걸맞게 성대하면서도, 다른 선수들과 이승엽이 부담을 덜 느끼도록 차분한 행사를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