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전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 1R 5오버파로 또 컷 탈락 위기

- 왕정훈, 2주 연속 우승 도전장

'호랑이'의 포효를 다시 듣기에는 17개월의 공백이 너무 길었던 걸까. 기대를 모았던 타이거 우즈가 지난주 열린 복귀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3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고 컷 탈락하자 그가 언제 명예회복에 성공할지가 팬들의 관심사다. 우선은 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막한 유럽프로골프 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우즈가 어떤 성적을 올릴지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1라운드 13번 홀에서 타이거 우즈가 샷을 한 뒤 공의 궤적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복귀전에서 우즈는 1, 2라운드 합계 4오버파로 4타 차로 탈락했다. 우즈는 페어웨이 적중률이 1, 2라운드 각각 28.6%와 71.4%, 그린 적중률이 각각 50%, 61.1%였다. 2라운드에서는 무난한 성적을 올렸지만 1라운드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우즈는 통산 8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익숙한 토리파인골프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우즈가 복귀 후 두 번째로 참가하는 공식 투어 대회인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처럼 우즈에게는 익숙한 대회다. 우즈는 이 대회에 7차례 출전했다. 이 가운데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우승했고 5위 이내 입상도 다섯 차례 기록했다.

우즈의 지난주 경기를 지켜본 동료 선수는 우즈의 회복을 낙관했다. 미국의 골프 전문매체 골프닷컴은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우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킬로이는 "우즈의 백스윙을 보면 클럽을 빼는 모습과 클럽을 멈추는 장면이 너무나도 훌륭하다"며 "공을 치는 과정에서 하체의 움직임만 좀 더 나아진다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즈 자신도 지난달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의 재기에 비교해 예전 모습을 되찾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이번 두바이 대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페더러는 정말 오랜 기간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을 지켰고, 좀처럼 우승하기 어려운 그 나이에도 우승했다"고 평가했다. 우즈는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 자신의 경기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데 페더러는 그것을 잘해낸 것 같다"며 "나도 그런 점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코스를 구석구석 잘 안다. 그린도 손바닥 들여다보듯 파악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신중하다. 그들은 우즈의 당면 목표는 컷 통과라고 입을 모은다. 기대치를 낮추고 복귀 자체를 즐기라는 조언이다. 당장 한두 대회 만에 우즈가 예전 기량을 되찾는 것은 어렵다는 게 냉정한 평가인 듯하다. 실제 우즈는 1라운드를 5오버파 77타로 마쳐 컷 통과를 걱정하게 됐다. 버디는 하나도 잡지 못하고 보기만 5개를 기록했다. 그렇더라도 '골프 황제'의 귀환을 바라는 팬들의 눈은 두바이로 향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지난달 29일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새해 첫 승전보를 전한 왕정훈이 유럽프로골프 투어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