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알파인스키 기대주 강영서
- 일반부로 처음 출전해 분투
- 대회전·슈퍼대회전서 은메달
- "한국스키 희망 정동현이 롤모델"

"항상 잘하기는 어렵잖아요.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죠."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파인스키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동계체전 알파인스키 슈퍼대회전 경기에서 부산 강영서 선수가 활강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는 훌훌 털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는 강영서(한국체대 1·사진) 선수는 부산 알파인스키의 에이스다. 지난해 전국 동계체전에서 종목 4관왕에 올라 실력을 뽐냈고, 지난 8일 열린 98회 대회에서는 대회전 부문 여자 일반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학에 진학해 처음으로 일반부에서 경기를 치른 그는 "이전까지 출전하는 부문에서 항상 나이가 많은 편이었는데, 이젠 모든 선수와 함께 경쟁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잘해보려 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영서 선수는 9일 강원 평창 알파인스키장에서 열린 알파인스키 슈퍼대회전 여자 일반부 경기에서도 45초86의 기록으로 2위에 올랐다.

강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0 전국 동계체전에서 4관왕에 오르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 스키를 좋아하시는 아버지랑 같이 타다가 제가 놓아보라고 했대요. 걱정하시면서 놨는데 제가 잘 내려갔다고 하시더라고요. 전 기억이 잘 안 나요."

강영서

2013년 한 번 더 4관왕으로 전국체전을 제패한 강영서는 다음 해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 부산 선수로는 최초로 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했다. 당시 느낀 것이 많았다는 그는 "국내에서는 4관왕에 올랐지만 세계무대에서는 작은 돌멩이에 불과했다"며 "진짜 무대를 느껴 본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부상과 슬럼프를 겪었지만, 지난해 12월 중국 왕룽에서 열린 극동컵에서 개인 최고 기록인 3위에 오르며 다시 한 번 기세를 올렸다. 지난달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에서 회전 부문 14위로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정동현(29·하이원) 선수는 한국 스키의 희망이자 강영서 선수의 롤모델이다. "뛰어난 외국 선수도 많지만 환경이나 신체조건 자체가 다르니까요. 한국 선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만큼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실업팀 소속으로 활동하며 성적을 내는 정동현 선수를 바라보는 강 선수의 마음은 복잡하다. 부산에는 스키 실업팀이 없어 대학 졸업 후 부산 소속으로 활동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고 메달이나 성적으로 보답도 했다"며 "가능하면 부산에 남고 싶다"고 밝혔다.

평창=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