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 탓 지난 시즌 날린 김원중
- 좌완 불펜 차세대 주자 김유영
- 좋지 않던 투구 습관 싹 고치고
- 연습경기 호투 펼치며 부활 시동

블론세이브 18개(리그 공동 2위),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4.77(리그 10위). 지난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불펜의 성적이다. 시즌이 시작될 때만 해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알찬 영입으로 뒷문 단속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불펜투수들이 전체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베테랑의 부활과 함께 새로운 불펜의 '좌우 원투펀치' 김원중과 김유영이 시즌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불펜투수 김원중(왼쪽)과 김유영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오키나와=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아직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하기 전이지만 둘의 몸 상태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가진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 나선 김원중은 6회말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으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조원우 감독도 "지금까지 본 경기 중 가장 좋은 공을 던졌다"고 평가했다. 김원중은 이날 경기 전 김민재 타격코치와 '2이닝 무실점'을 조건으로 한 내기에서도 이겨 5000엔을 받아내 웃음 지었다. "아직 어떻게 써야 할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맛있는 거 사 먹으려고요."

같은 경기에서 앞서 5회 등판한 김유영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볼넷과 안타로 자초한 무사 1, 3루 상황에서 김호령과 신종길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김주형도 뜬공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그는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는데 욕심이 과해서 승부를 어렵게 가져갔다"고 아쉬워했다.

두 선수는 김원형 신임 투수코치를 만난 후 그동안 좋지 않았던 습관을 바꿀 수 있었다. 김원중은 공을 던질 때 발을 내딛는 방향을 지적받으며 투구 메커니즘을 손봤다. 방법적으로도 발전하면서 자신감을 되찾는 중이다. 그는 "코치님께서 '네 공을 믿어라'고 말해주셨다"며 "경기할 때 많이 생각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자신감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김유영도 효과를 보는 중이다. "홈 플레이트를 주시하고 던져야 한다고 가르쳐 주신대로 따르고 있는데, 정말 좋아지는 게 느껴집니다."

김원중은 지난 시즌 옆구리 부상으로 선발 등판 두 경기 포함 세 경기에 출장하는 데 그쳤다. 그는 당시를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몸은 준비가 안 된 조급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부상으로 한 시즌을 아쉽게 보낸 김원중은 "올해는 수치상의 목표보다는 1년간 안 아프고 던지는 게 목표"라며 "좋은 모습이 나오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유영은 롯데의 취약점인 좌완 불펜의 차세대 주자다. 지난 시즌 롯데의 좌완 불펜투수는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이명우와 강영식 둘뿐이었다. 새로운 얼굴로 거듭나야 할 그를 향한 팀의 기대도 크다. 지난해 팀의 마무리캠프 기간에는 팀 동료 배제성 차재용과 함께 지바 롯데 구단에 파견돼 훈련하기도 했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가진 1차 스프링캠프를 거쳐 오키나와 현 훈련지까지 온 그는 "작년에는 기복이 심해 제구력을 다듬는 데 고생했는데, 이제는 원하는 곳에 던지는 모습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키나와=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