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6-0 완승·4강행 견인

'손샤인'이 모처럼 환하게 빛났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이 영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도움도 하나 추가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열린 영국 FA컵 8강전 밀월과의 경기에서 후반 9분 두 번째 골을 터트린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19일 풀럼과 영국축구협회(FA)컵 경기 이후 약 3주 만에 선발로 나온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시즌 FA컵 8강전 밀월과 홈경기에서 토트넘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이 골을 넣은 것은 지난 1월 28일 FA컵 위컴비와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이날 팀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전반 9분 슈팅을 시도하다 부상으로 교체된 상황에서 공격을 주도했다. 케인 대신 들어온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전반 31분 선제골을 뽑은 뒤 전반 41분 손흥민이 2-0으로 달아나는 골을 터트렸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 바깥에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두어 번 공을 툭툭 친 뒤 상대 왼쪽 골문을 향해 왼발로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려 밀월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후반 9분에는 후방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그림 같은 논스톱 발리슛으로 그대로 골문을 뚫어 3-0을 만들었다. 후반 27분 델레 알리의 골에 이어 손흥민은 34분 빈센트 얀센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그대로 발리슛 했고 이 공이 골키퍼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며 기어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2015년 8월 독일에서 영국으로 무대를 옮긴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2015년 2월 볼프스부르크와 경기에서 혼자 세 골을 몰아치며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그 이후 2년1개월 만에 다시 유럽 무대에서 한 경기 세 골을 만들어내며 스트라이커로서 자질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세 번째 골에 대해 "슈팅은 다소 정확하지 못했다. 다행히 골키퍼가 실수해 해트트릭에 성공했다"며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경기에서 7골, FA컵에서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 등 총 14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케인이 부상당하면서 손흥민은 11경기 남은 EPL 정규리그 경기에서도 주전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잉글랜드 최고의 공격수 케인이 다쳤다. 하지만 우리는 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엔 케인을 대신할 좋은 선수들이 충분하다. 손흥민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며 그의 이름을 콕 찍어 말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