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2-3 역전패…오늘 2차전

"시작됐네요."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한마디를 건넸다.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을 비롯한 전국 4개 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의 막이 올랐다.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롯데 3루수 정훈(왼쪽)이 7회초 투수 윤길현의 폭투에 2루에서 3루로 진루하던 SK 한동민을 태그아웃시키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평일 오후 1시에 열린 경기이지만 겨우내 야구를 기다린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범경기인데도 이날 사직야구장에는 1500여 명의 관중이 1루는 물론 3루 쪽 좌석에까지 들어찼다. 무료입장으로 좌석 구분 없이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입장한 관객들은 한가운데 지정석부터 자리를 차지했다. '올 시즌엔 V3'라는 문구를 새긴 롯데 유니폼을 입고 친구들과 경기장을 찾은 건영일(41·경기 안성) 씨는 "올해는 이대호 선수가 돌아온 만큼 무조건 가을 잔치 갈 거라 믿고 열심히 응원할 생각"이라며 "내년에는 꼭 'V4'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롯데 이대호가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많은 팬의 염원을 안고 다시 사직구장에 선 이대호는 2011년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1969일 만에 이곳으로 돌아왔다. 경기 전 만난 그는 "구장 분위기는 그대로인데 전광판하고 조명시설이 좋아졌다. 팬들이 관람하기 좋아진 만큼 많이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를 치르고 복귀한 그는 휴식과 더불어 대만과의 경기에서 머리에 사구를 맞은 후유증 등으로 이날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WBC 전 경기에 출전한 외야수 손아섭도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껴 이번 주 시범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다.

롯데와 SK가 맞붙은 경기에서는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인 투수 스콧 다이아몬드가 4이닝 2탈삼진을 잡아내는 활약을 앞세운 SK가 3-2로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1-2로 뒤진 8회말 1사 1루에서 김동한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9회 1사 2루에서 SK 박승욱에게 중전안타를 얻어맞아 결승점을 내줬다.

이번 시즌 1선발의 중책을 맡을 브룩스 레일리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와 3이닝 동안 50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2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15일 같은 장소에서 SK를 상대하는 롯데는 오는 19일까지 홈에서 시범경기 6연전 일정을 이어간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