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후엔 남아서 특타 훈련도
- "고향 돌아와 첫 안타 기분 좋다"

- 롯데 7-2 승…오늘부터 두산전

"나온다!" "홈런~이대호."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SK 와이번스 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가 7회말 2사 3루에서 대타로 맞은 국내 무대 복귀 타석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1루로 달려가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15일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2차전이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 공식적으로 응원단이 없는 시범경기이지만 관중석에서 응원 소리가 높아졌다. 이대호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같은 장소에서 치른 2011년 10월 23일 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1970일 만에 당시 상대였던 SK와의 경기에서 다시 한 번 홈구장 타석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관중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많은 환호와 박수 속에 7회말 2사 3루 상황에서 등장한 이대호는 SK 문광은을 상대로 3구째 변화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 안타로 국내 무대 복귀 후 공식경기 첫 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그는 "고향에 돌아와서 첫 안타를 때렸는데 팬들께서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개막전까지 차근차근 준비해서 좋은 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대호는 경기가 끝나고도 구장에 남아 최준석,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와 함께 특타 훈련에 임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구 후유증으로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야 첫 타석을 소화한 이대호는 주말 경기부터는 선발 1루수로도 나설 계획이다.

경기에서는 롯데가 7-2로 승리를 거뒀다. 선취점은 롯데의 몫이었다. 2회말 세 타자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이우민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주자를 불러들였다. SK가 곧바로 3회초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어진 3회말에 다시 리드를 잡았다. 선두 타자 나경민부터 김상호 김대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연이어 안타를 터뜨려 2점을 뽑았고, 문규현도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해 4-1로 앞서나갔다. 후반 들어 이대호의 1타점과 8회말 전준우의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팀의 시범경기 1호 홈런으로 2점을 더해 승리에 쐐기를 박은 롯데는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시범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투수로 나선 김원중은 3이닝 동안 1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팀 선발투수진의 한 축을 담당할 젊은 투수의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이어 8회 등판한 박진형도 삼진 하나를 곁들여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전날 불펜투수로 나온 박시영도 피안타 없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성장세를 증명했다. 조원우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김원중이 안정감을 보여줬고 다른 투수들도 분발하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적절한 때에 안타를 친 이대호도 더그아웃에서부터 분위기를 잘 잡아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6일 경기에서는 박세웅이 선발 등판해 '박 트리오'가 모두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SK와의 2연전을 마친 롯데는 16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이틀 연속으로 지난 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를 상대한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