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그를 떠나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는 선수들이 연일 희소식을 전하며 올해 메이저리그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사진=류현진 박병호 김현수. 위쪽부터 류현진 박병호 김현수. 연합뉴스

LA 다저스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선발로 등판했다.

그는 4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은 물론 4회말 타자로 출격해서는 타점까지 뽑아내 선취점을 올리는 등 '괴물'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류현진은 최근 시범경기에 세 차례 선발 등판하는 동안 9이닝을 소화했으며 단 1점만 허용했다.

지난 12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에서 247일 만에 등판하며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을 기록, 이미 부활을 예고한 바 있다.

류현진은 지난 2년간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재활의 시간을 보냈고, 그사이 선발 로테이션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하지만 점점 구위를 회복해가면서 올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를 모으는 한편 자신감을 높여 가는 모습이다

볼티모어 올리올스의 김현수도 이날 멀티히트를 뽑아내며 저력을 보였다.

이날 시범경기는 플로리다주 에스 스미스 스태디움에서 열렸으며, 김현수는 3타석 2안타 1득점의 활약을 보였다.

첫 타석에서 김현수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회말 1사 상황에서 김현수가 타석에 서자 토론토는 투수를 좌완 제프 벨러보로 교체했다.

김현수는 우완 투수 상대로만 출전하는 '플래툰 시스템'에 갇힌 상태였기 때문에 좌투수 상대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김현수는 벨러보를 상대로 깔끔한 좌전 안타를 쳐내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김현수가 이번 시범경기에서 좌투수 공략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칼렙 조셉의 인정 2루타 때 3루까지 진루한 김현수는 2사 후 포수 패스트볼로 득점에 성공했다.

6회말 2사 후 세 번째 타석에서는 다시 좌완 투수 채드 지로도가를 만났다.

이 타석에서도 김현수는 좌전 안타를 날리고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5경기 만에 안타를 기록한 김현수는 시범경기 타율이 0.238에서 0.267(45타수 12안타)로 상승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는 비록 이날 시범경기에서는 침묵했지만, 최근 '맹타'를 휘두르며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21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7번 타자로 나선 그는 경기가 0대 0이던 상황에서 2점포를 쏘아올렸다.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시범경기 들어 4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는 시즌 초반 '반짝'하는 듯했으나 곧 지독한 슬럼프를 겪으며 타율 0.191, 12홈런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시즌을 마감했다.

결국 미네소타 구단은 올해 스프링캠프 직전 박병호를 40인 로스터에서제외했다.

마이너리그로 계약이 이관된 박병호는 이 때문에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자격으로 시범경기를 뛰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박병호의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394(33타수 13안타)에 장타율 0.818, 4홈런, 8타점에 이른다.

안타 13개 중 6개가 장타인 데다 선구안도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평가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경기 후 "박병호가 돌아왔다"며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탈락한 지 한 달 만에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병호의 반등은 주전 지명타자로 예상되는 케니스 바르가스를 밀어내기에 충분하다. 바르가스는 푸에르토리코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기 위해 떠나기 전 스프링캠프에서 1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폴 몰리터 감독도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박병호가 이번 캠프를 잘 소화하고 있다. 그는 편안해 보인다"며 "스트라이크에 스윙하고, 좋은 스윙을 많이 한다"고 호평했다.

이 같은 한인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에 야구팬들은 조심스레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박병호의 경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회의론'이 강했지만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양새다.

아직 본게임을 시작되지 않았지만 연습경기의 성적은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 것이다.

한 야구팬은 "연습경기만 놓고 보면 한인 메이저리거들이 올해 고루 우수한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