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날 보기 없이 역전승
- 아시아선 최경주 이어 두 번째
- 최연소 우승기록 1년여 앞당겨
- 랭킹 75→28위로 47계단 상승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희망으로 불리는 '막내' 김시우가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날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2승째를 올렸다.

김시우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쳐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친 김시우는 공동 2위 이안 폴터(잉글랜드)와 루이 우스트히젠(남아공)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었다. 1995년 6월 28일생으로 만 21세10개월17일의 나이로 우승컵을 차지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사상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2004년 애덤 스콧(호주)이 세운 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23세)을 1년 이상 앞당겼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최경주(47)가 2011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당시 그의 나이는 41세였다.

김시우는 현재 PGA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 가운데 막내다. 노장 최경주와 25살 차이가 나고 바로 위 노승열보다도 4살이 적다.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에 이어 PGA 투어에서 우승한 다섯 번째 한국인 선수다.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승리를 올린 김시우는 이들 중에서 최연소 우승자다.

마지막 날 4라운드를 공동선두에 2타 뒤진 4위로 시작한 김시우는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해 전반 차근차근 타수를 줄여나갔다. 이 대회는 마스터스, US오픈, 디 오픈, PGA 챔피언십의 4대 메이저 대회에 버금가는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그런 만큼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가 대부분 참가하는 대회라 젊은 선수가 쟁쟁한 선수 사이에서 중압감을 이겨내고 제 실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김시우는 선두 그룹 선수들이 보기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사이에 실수 없이 파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김시우는 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에 올랐고, 9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위와 격차를 2타 차로 벌렸다. 후반 들어 김시우는 몇 차례 위기를 잘 넘겨 한 차례도 보기를 범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경주 이후 두 번째로 이 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김시우는 2년 차답지 않은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대회 마지막 날 심리적 부담을 이겨내고 참가 선수 중 유일하게 무보기로 라운드를 마쳤다. 공동 선두였던 J.B 홈스(미국)가 무려 12오버파를 치며 일찌감치 우승과 멀어진 것과 대조된다.

노승열은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로 공동 22위에 올랐고, 강성훈은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0위를 기록했다. 세계 남자 골프 '빅3'의 성적은 초라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마지막 날 순위를 32계단 끌어올려 공동 12위로 마쳤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최종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 35위, 디펜딩 챔피언인 세계랭킹 3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7오버파 295타로 공동 60위를 기록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시우의 세계랭킹도 수직으로 상승했다. 지난주 75위에서 28위로 47계단 올랐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