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스터시티전 시즌 20·21호골

- 차붐 분데스리가 19골 기록 깨

- 朴 잉글랜드 통산 27골도 넘어

- 이젠 정규리그 득점 톱10 조준

이제 차범근과 비교 대상이 아니라 그를 넘어서며 손흥민이라는 이름만으로 우뚝 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손흥민(25·토트넘)이 19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시즌 20, 21호 골(리그 13, 14호 골)을 터트리며 차범근이 세웠던 한국인 유럽 축구리그 시즌 최다 골 기록을 넘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금까지 손흥민은 차범근과 항상 비교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뛰는 동안에도 그에 앞서 이름을 떨쳤던 차범근의 기록과 위상을 쫓아가야 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제 1970·80년대의 차범근과는 다른, 차범근의 기록을 뛰어넘은 이 시대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날 손흥민은 원톱으로 나선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의  2선에서 델레 알리, 무사 시소코와 함께 나섰다. 초반 가벼운 몸놀림을 보인 손흥민은 전반 25분 어시스트로 이날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손흥민은 쇄도하는 케인에게 연결했고 케인은 오른발 슛으로 1-0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시즌 6호, 리그 5호 도움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36분 드디어 시즌 20호 골을 터트렸다. 페널티 지역 안으로 파고드는 그를 보고 알리가 수비를 넘겨 띄워준 공을 논스톱 오른발 슛해 골문을 흔들었다. 중계 카메라로 달려와 입을 맞춘 손흥민은 양손으로 숫자 '2'와 '0'을 만들어 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록 수립을 자축했다. 후반 케인의 골로 3-1로 앞선 상황에서 손흥민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상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수비수 다리 사이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려 시즌 21호 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후반 33분 교체됐고 토트넘은 케인이 이후 2골을 더 넣어 6-1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이제야 정말로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지난달 15일 본머스와 정규리그 경기에서 시즌 19번째 골을 터뜨린 뒤 손흥민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침묵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경기와 정규리그 4경기에서 골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1개월여 만에 골을 넣으며 마침내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차범근이 1985-1986시즌 독일 무대에서 세운 시즌 19골을 31년 만에 넘어섰다. 또 지난 시즌 기록한 6골을 더해 2시즌 만에 잉글랜드 무대에서 한국인 통산 최다 골 기록도 29골로 새로 썼다. 종전에는 박지성이 8시즌 동안 기록한 27골이 최다였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경기에서 14골, FA컵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을 합해 21골을 채웠다.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손흥민의 도전은 계속된다. 손흥민은 이날 골로 정규리그 득점 순위 공동 12위에 올랐다. 공동 9위 그룹과는 한 골 차이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인 21일 헐시티전에서 득점을 추가하면 리그 최고 공격수의 잣대인 '득점 톱10'에 들 가능성이 커진다. 손흥민은 차범근의 유럽 무대 정규리그 통산 최다 골인 98골에도 도전한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에서 기록한 골을 더해 59골을 넣었다. 39골 차이로, 올 시즌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손흥민이 세 시즌 안에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