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영·김유영·노경은 등 세워
- 임시 선발 로테이션 돌입했지만
- 불완전한 전력으로 버티기 한계

롯데 자이언츠가 말 그대로 '이 대신 잇몸'으로 6월 일정을 버텨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불안했던 외국인 투수들이 2군행을 통보받았고 내야수들이 잇단 부상으로 재활군으로 향하면서 당장 경기에 투입할 자원이 한정적인 현실이다. 새로운 얼굴들이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약화된 전력 탓에 경기를 내주는 경우도 잦아졌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1군 엔트리에 외국인 선수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외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이 각각 지난 7일과 8일 NC 다이노스 상대 패전 이후 전력에서 제외됐다. 코칭스태프는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감각을 되찾길 바랐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국내 무대 데뷔 후 첫 2군 경기에 출전한 레일리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7피안타 5실점으로 패배를 떠안았다. 베테랑 송승준은 지난 10일 두산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1회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부상 정도가 가벼워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복귀할 예정이지만 당장 선발 로테이션의 빈자리는 늘어났다.

현재 롯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는 투수는 박세웅과 김원중만 남았다. 김원중은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투구 내용으로 불안함을 완전히 씻지 못했고, 호투를 이어가던 박세웅도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으로 우려를 샀다.

롯데는 당분간 임시 선발 로테이션 체제를 운용한다. 박시영과 김유영이 시즌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나선 경기에서 호투한 데 이어 1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노경은이 기회를 받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선발 경험이 있는 만큼 많은 이닝을 던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7일에도 박시영이 한 차례 더 선발로 나선다.

경기 중반 이후 주로 나서던 투수들이 선발로 기용돼 좋은 내용을 선보여도 상대적으로 부담을 떠안은 불펜투수들의 과부하 문제가 드러난다. 최근 5경기 중 3차례나 경기 후반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했고 전체적인 팀 성적도 6월 들어 치른 12경기에서 4승 8패로 부진하다.

내야 수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 맹타를 휘두르던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가 지난 2일 kt 위즈전에서 스윙 도중 입은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전에는 문규현이 지난달 18일 kt전에서 수비 도중 손가락에 공을 맞아 경기 중 교체됐고, 13일 KIA전에서는 2루수 정훈이 땅볼 타구를 처리하다 손톱이 들리는 부상으로 1군 명단에서 제외됐다. 신인 내야수 김민수가 콜업됐고 황진수-김대륙-김동한 등이 나서지만 불완전한 전력이다.

15일 일본에서 1차적인 재활을 마치고 귀국한 문규현과 번즈의 합류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문규현은 경기 감각만 회복하면 투입할 수 있지만 번즈는 앞서 전준우와 같은 부상이라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