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는 리그 선두 KIA 타이거즈와 2위 NC 다이노스다. 롯데는 지난 13일부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3연전에서 시즌 세 번째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현재 팀의 1선발 격인 '안경 에이스' 박세웅에 이어 '영건' 김원중과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기회를 부여받은 김유영까지 호투했지만 불펜진의 난조와 함께 상대 타선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KIA와의 상대 전적에서 1승 8패까지 밀려난 롯데는 이번 시즌 KIA에 두 번, NC에 한 차례씩 스윕패를 당했다.

지난 시즌 1승 15패의 굴욕으로 'NC 포비아'로 불리는 NC 상대 약세는 올 시즌에도 여전하다. 개막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돌아온 4번 타자' 주장 이대호가 "작년에 진 경기 중 절반만 줄여도 된다"고 말했지만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된다.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개막전 패배 이후 연승으로 앞서갔지만, 4월 홈 3연전에서 시즌 첫 스윕패를 당했고 지난 6일부터 벌인 원정 3연전도 1승 후 2연패로 마무리해 3승 6패를 기록 중이다. 2015시즌부터 이어진 사직구장 연패는 14연패에 이르러 KBO 역대 특정 구단 상대 홈경기 최다 연패 타이기록이라는 불명예도 현재진행형이다.

롯데는 강팀들을 상대로 아쉬운 패배를 반복 중이다. KIA와 어린이날 벌인 시즌 첫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3-5로 패했고 남은 두 경기도 내줬다. 지난달 원정 3연전 첫 경기는 외인 투수 닉 애디튼의 깜짝 호투로 승리를 챙겼지만 다시 한번 연장전에 돌입한 마지막 경기에서 최원준에게 생애 첫 끝내기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패했다. NC를 상대로는 최다 피홈런(18개)을 내주며 흐름을 뺏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경기는 없지만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천적' 팀들을 극복하지 못한 아픔을 이미 지난해 겪었다. 지난 시즌 1승밖에 거두지 못한 NC와 함께 KIA에도 6승 10패로 열세를 기록하며 66승 78패로 8위에 그친 롯데는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당시 5위 KIA와 4.5 경기 차를 기록했다. 상대 전적에서 크게 뒤진 팀들을 상대로 두세 경기만 더 이겼다면 끝까지 승부를 겨뤄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롯데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이는 팀은 하위권의 kt 위즈와 시즌 첫 싹쓸이 승리를 거둔 SK 와이번스 정도다. 지난 시즌 삼성(11승 5패) kt(10승 6패)처럼 확실한 우세를 가져오는 상대가 보이지 않는 사이, 16일 현재 29승 35패로 승패 마진이 올해 들어 최다인 '-6'까지 멀어졌다. 특정 팀을 상대로 한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5할 승률을 넘어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도 조기에 접어야 한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