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홀 코스 18홀씩 나눠 진행

다음 달에 한자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남녀 정상급 골퍼들의 경기를 관전하는 드문 기회가 생긴다.

	경남 사천 타니 골프장. 타니 골프장 제공

한국프로골프투어(KGT)는 카이도 시리즈 제5차전을 다음 달 13일부터 나흘 동안 경남 사천시 타니 골프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다음 달 14일부터 사흘 동안 카이도·MBC 플러스 여자오픈을 같은 장소에서 열기로 했다. 남녀 프로골프 대회가 같은 곳에서 같은 기간에 열리는 것이다.

다만 KLPGA 대회는 3라운드로 치러져 4라운드로 치러지는 남자 대회보다 하루 늦게 시작해 같은 날 끝난다. 7월 13일에는 남자 대회만 열려 1라운드 경기가 펼쳐진다. 또 36홀 코스 골프장이라 남녀 대회를 각각 치르기 때문에 코스가 중복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두 코스는 하나의 클럽하우스를 쓰면서 붙어 있어 갤러리들은 남녀 대회를 동시에 관전할 수 있다. 김지현과 이정은 장하나 같은 여자골프의 톱스타들과 이정환 김승혁 같은 남자골프의 신성 등 남녀를 합쳐 300명에 가까운 선수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남녀 프로골프 대회가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게 처음은 아니다. 1978년부터 1988년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KLPGA 챔피언십)은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KPGA 선수권) 여자부 경기로 열렸다. KGT 신한동해오픈도 1981년부터 1991년까지 여자부 대회가 함께 열렸다. 당시는 여자 프로골프 선수가 얼마 되지 않아 여자 프로골프 대회를 따로 개최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1990년을 전후해 이들 대회도 따로 분리됐고 그 이후로는 남녀부 대회가 함께 열리지 않았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오히려 여자골프의 위상이 높아지며 남자보다 더 많은 대회가 열리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대회는 올해 들어 새롭게 도약을 시도하는 남자골프와 여전한 인기를 누리는 여자골프가 윈윈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올해 들어서는 유럽 골프대회가 남녀 대회를 함께 열어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월 모로코 다르에스살람 골프장에서는 유럽프로골프투어 하산 2세 트로피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랄라 메리엠 컵이 서로 코스를 달리해 같은 기간에 열렸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