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7 KBO 프로야구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9-1으로 두산의 승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는 승부보다 주목받은 것이 있었다. 다름 아닌 이대호와 오재원 간의 대화다. 이대호는 8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태에서 타석에 올라 볼넷으로 1루 플레이트를 밟았다.

이어서 최준석의 대타로 타석에 오른 이우민이 연이은 두 개의 스트라이크에 이어 2루수 앞 땅볼을 쳤다. 굳이 따지자면 시발점은 이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논란이 된 것은 자신의 앞으로 굴러온 공을 잡은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은 자신의 정면으로 굴러온 공을 집은 오재원은 1루나 2루로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늘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보다 안전한 길을 택했다. 송구 대신 공을 쥔 글러브로 이대호를 '툭' 쳐 태그아웃 시킨 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이대호는 오재원을 불러 무언가 이야기를 했다. 오재원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고, 이대호 옆에 있던 최준석은 허리에 손을 얹은 채 가만히 있었다.

'이대호 훈계' 등으로 불리고 있는 해당 상황에 대해 야구팬들은 "아마 포스아웃(1루 혹은 2루로 송구해 아웃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고 태그아웃(공을 쥔 글러브로 태그해 아웃시키는 행위)을 해 저러는 것 같다"며 추측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레 불똥이 이대호나 오재원이 아닌 최준석에게도 튀기 시작했다. 최준석은 과거 오재원과 함께 두산 베어스에서 활동한 바 있어 그와 친분이 있음에도 이를 방관했다는 점 때문이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최준석이 갑작스레 격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이대호를 따라간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한 사실은 해당 '훈계'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이 직접 해명하지 않는다면 밝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24일)에도 얼굴을 부대껴야 할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그리고 이대호와 오재원. 두 팀과 두 사람은, 웃으며 경기장에서 인사할 수 있을까. 야구팬들은 '스포츠맨쉽'을 기대하고 있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