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리한 체인지업으로 재무장
- 최근 6경기서 내리 4승 수확
-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
- 시즌 최다 피홈런 굴욕도 씻어

불과 한 달 전 뭇매를 맞으며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당한 투수가 맞나 싶을 정도다. 예리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삼진도 5개를 잡아내며 누구도 생각 못 한 4연승을 달렸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이야기다.

	지난 18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롯데 자이언츠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투구하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제공

레일리가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한때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팀의 약한 고리로 취급받던 레일리는 최근 5경기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 레일리는 지난 18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단 3안타만 허용하며 2실점 하는 눈부신 투구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내)를 이어가는 기록이다. 이미 방출된 닉 애디튼과 함께 한때 교체설에 휩싸였던 레일리였기에 최근 활약은 눈부시다. 레일리는 지난달 8일 1군에서 등록이 말소돼 열흘 정도 2군 생활을 했다.

1군 무대에 복귀해 지난달 18일 처음 오른 넥센전에서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시즌 7패째를 안았다. 그러나 레일리는 다음 경기부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4일 두산전에서는 비록 4실점 하기는 했지만 7이닝을 버티며 시즌 4승째를 올렸다. 이후로는 지난 삼성전까지 4경기를 선발 출전해 모두 7이닝을 채우며 3승을 수확했다. 레일리는 최근 5경기에서 총 35이닝을 던지며 12실점(9자책)만을 내줘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2군행 전까지 12경기에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한 것과는 크게 차이 난다. 그러는 사이 7승 7패로 승패의 균형을 맞췄고 시즌 평균자책점도 4.53으로 떨어뜨렸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피홈런이 줄었다는 것이다. 레일리는 2군행 전까지 나선 12경기 중 8경기에서 14개의 홈런을 맞아 시즌 최다 피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복귀 후 6경기에서는 단 1개의 홈런도 내주지 않았다. 18일 경기에서는 체인지업이 제대로 제구되며 삼성의 우타자들을 압도했다.

18일 삼성전 후 인터뷰에서 레일리는 “최근 강민호와 호흡이 매우 좋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팀이 승리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레일리가 좋은 피칭을 보여주며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줬다”고 칭찬했다. ‘돌아온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과 ‘새로운 에이스’ 박세웅에 레일리의 가세는 후반기를 맞은 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