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위 그쳐 메달 수확 실패했지만 희망 보인 레이스로 부활 기대

‘마린보이’ 박태환(28·인천시청)은 부활할 수 있을까.

26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ｍ 결승에 출전한 박태환은 1분47초11로 8명의 선수 중 최하위인 8위를 기록했다. 전날 준결승에서 1분46초28로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을 내고도 간신히 결승에 진출한 박태환은 결승에서 가장 오른쪽인 8번 레인을 배정받아 고전했다. 최근 계속된 경기로 체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특유의 막판 스퍼트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중반 최하위로 처진 후 앞선 선수와 간격이 계속 벌어지며 아쉬움 속에 경기를 마쳤다.

박태환은 수영 선수로는 황혼기인 서른에 가까운 나이로 이번 대회에서도 최고령에 속했다. 1989년생인 박태환은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400ｍ 결승 진출자 중 유일한 1980년대생으로 이름을 올렸고, 강력한 우승후보 쑨양(26·중국) 맥 호튼(21·호주)보다 많게는 7살 차이가 났다.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박태환은 “이제는 솔직히 어릴 때에 비해서 훈련할 때도 예전보다 피로도가 느껴진다”며 나이 때문에 체력 회복 속도가 느려졌다는 걸 인정하기도 했다.

6년 만에 출전하는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박태환은 최근 부진에서 탈출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지난해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자격 정지에 더해 당시 대한체육회의 이중 징계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출전한 리우 올림픽에서 예선 전 종목 탈락의 수모도 맛봤다. 하지만 이어진 전국체전과 아시아수영선수권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고,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기준 기록을 위해 나선 지난 5월 미국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을 세우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노민상 전 대표팀 감독은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32·미국)를 사례로 들며 “요새는 스포츠 과학이 발달해 서른을 넘어도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리우에서 대단한 기록을 세운 펠프스처럼 (박)태환이의 기량과 잠재력을 고려하면 얼마든지 자신의 최고 기록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자유형 400ｍ 결승에서 4위를 기록하며 메달권 진입을 눈앞에서 놓쳤고,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서 당시 아시아 신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건 200ｍ 종목에서도 밀려난 그는 오는 29일 자유형 1500ｍ 경기를 마지막으로 대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