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두 카리 웹에 6타 차 4R 출발
- 버디 7개 몰아쳐 우승… 통산 2승

- 한국, 올 LPGA 11번째 우승컵

이미향(24·KB금융그룹)이 대역전극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가 함께 주관한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했다. 2014년 미즈노 클래식 이후 LPGA 투어에서 통산 2승째다.

31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에어셔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레이디스 스코티시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 18번 홀에서 버디를 낚은 이미향이 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미향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AP연합뉴스

이미향은 31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노스 에어셔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이미향은 허미정(28)과 카리 웹(호주)을 1타 차로 제치고 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미향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이번 시즌 21번째 열린 LPGA 투어 대회에서 11번째 우승컵을 가져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우승’이었다. 이미향은 2라운드를 선두와 9타 차이 나는 4오버파로 마쳐 컷 통과 기준인 5오버파를 간신히 넘었다. 이때 순위는 공동 39위로 그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본인도 생각하지 않았다.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인 이미향은 공동선두였던 웹·김세영(24)과는 여전히 6타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다.

그러나 우승 욕심을 비우고 나선 이미향은 타수를 착착 줄여나갔다. 그는 전반 9개 홀에서 5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에 올라섰으나 웹이 14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 다시 2타 차 2위로 밀려났다. 여기서 행운이 따랐다. 웹이 16번 홀(파4) 보기, 17번 홀(파4) 더블보기로 한꺼번에 3타를 잃은 덕에 이미향이 극적으로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향은 “다음 주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미향은 이번 시즌 LPGA 투어 최다 타수 차 역전승을 기록했다.

이미향은 이번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린 9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과 김인경(29)이 2승씩 기록했고 이날 우승한 이미향을 비롯해 장하나(25) 양희영(28) 박인비(29) 이미림(27) 김세영(24) 박성현(24)이 한 번씩 우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시즌 한국 여자 선수들은 2015년 올린 역대 최다 15승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남은 대회는 3일 개막하는 브리티시 여자오픈, 9월 에비앙 챔피언십 등 메이저 대회 2개를 포함해 13개다. 지금까지 승률 52.4%를 대입하면 6승은 더 올려 역대 최고인 시즌 17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