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야기는 안 하는 걸로 하죠.”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t 위즈와의 시즌 13차전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이날 선발투수로 예정된 박세웅의 시즌 10승 달성을 앞두고 ‘아홉수’ 이야기가 나오자 선수를 친 것이다.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 고지를 여섯 경기째 밟지 못한 롯데 ‘안경 에이스’에 걸린 지독한 징크스는 그의 7번째 도전도 무산시켰다.

이날 6과 1/3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15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한 박세웅은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해 승리를 날렸다. 5회초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허용한 홈런 포함 두 점을 내줬지만 승리 조건을 갖춘 그는 리그 평균자책점 1위(2.89)를 지켜낸 것으로 위안 삼아야 했다.

롯데는 경기 후반 재역전에 성공하며 5-4 승리를 거두고 4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51승 2무 51패로 10경기 만에 5할 승률로 복귀했다. 타선은 1회말 호흡곤란 증세로 마운드를 내려간 kt 선발 김사율에 이어 급하게 몸을 풀고 나선 상대 투수진을 공략했다. 1회 최준석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3회 이대호의 희생 플라이와 4회 전준우의 적시타로 3-0으로 앞서갔다. 한 점 차의 불안한 리드에서 8회 조정훈이 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아 동점이 된 경기는 이어 나온 배장호가 적시타를 맞아 역전당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지만 8회 손아섭을 최준석이 불러들이며 다시 균형을 맞췄고 이대호가 결승 타점을 기록하며 다시 리드를 찾았다. 마무리투수 손승락은 시즌 23호 세이브로 리그 1위 임창민(24개·NC 다이노스)에 한 개 차로 다가섰다.

배지열 기자

▶사직(9일) kt 000 020 020 4 롯데 101 100 02X 5 ▷승=배장호(8승 1패) ▷세이브=손승락(1승 2패 23세이브) ▷패=이상화(3승 1패 2세이브) ▷홈런=장성우 6호(5회1점) 로하스 8호(8회1점·이상 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