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한 모습으로 우려도 샀지만

- 부상에도 경기 나서 압도적 호투

- 최근 팬과 ‘족발 사건’ 오해 풀어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 자신의 앞에 떨어진 공을 1루수에게 던지고 마지막 아웃을 잡아낸 손승락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근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승락극장’을 폐업하고 ‘락앤락’ 사업을 시작했다”고 극찬을 보내는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세이브 부문 1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날 손승락은 시즌 25번째 세이브를 기록해 전날까지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던 임창민(NC 다이노스·24세이브)을 제쳤고 이틀 만인 15일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하나를 더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지난해 유독 불안한 모습으로 그가 등판하면 ‘극장 문이 열렸다’는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올해는 든든하다. 팀 내 불펜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47경기에 나섰지만 평균자책점(2.47)이 팀 내 최상위권일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친다. 특히 후반기 들어 15경기 2패 11세이브로 10개 구단 마무리투수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손승락은 이번 시즌 부상에도 1군을 지키며 경기에 나서는 책임감을 보인다. 전반기 막판 발견된 어깨 염증으로 출전을 고사한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주사를 맞으며 치료한 게 전부다. 지난 2일 LG 트윈스전에서는 경기 도중 손바닥 저림 증상을 느껴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하루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경기에 나섰다. 팀의 투수 조의 조장도 맡은 그를 향한 코칭스태프의 신뢰도 크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후반기 들어 역전승이 많은 데는 손승락을 필두로 한 투수진의 힘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년 전 오명을 풀기도 했다. 지금도 인터넷 사이트에 손승락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뜨는 ‘족발’ 사건이다. 지난해 7월 31일 수원 원정경기 도중 숙소인 호텔에서 잘못 배달된 음식을 팬과 교환하는 과정에서 손승락과 윤길현이 팬과 실랑이를 벌인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졌다. 당시 롯데가 5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팬들의 비난이 커졌지만 이후 당시 상황에 대해 언급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9일 경기에 앞서 해당 팬이 먼저 손승락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그도 이를 받아들여 만남이 성사돼 오해를 풀었다. 손승락은 “롯데 팬들에게 늘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손승락의 활약과 함께 5년 만의 ‘가을 야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손승락은 “예전과 똑같은 코스에 들어가는 공이더라도 최근에는 확실히 구위가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는 누가 더 잘 버텨내느냐의 싸움이라 생각하고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