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일본을 상대로 거둔 의미 있는 승리로 남자농구 대표팀이 아시아컵 8강에 진출했다.

15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 진출 결정전에서 대표팀은 일본을 81-68로 꺾었다. 접전 끝에 맞은 4쿼터 초반 연이어 림을 가른 외곽슛이 승부를 갈랐다. 57-56으로 한 점 앞선 채 시작한 마지막 쿼터에서 허웅(상무)이 연이어 3점슛을 꽂았고, 김선형(서울 SK)도 두 개 연속 외곽포를 작렬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4쿼터 5분 동안 일본의 득점을 1점으로 묶은 채 3점슛 4개 포함, 15점을 몰아넣은 대표팀은 승기를 잡고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경기 종료 1분20여 초를 남기고 김종규(창원 LG)가 덩크슛을 터뜨리며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경기는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컵 8강행 티켓을 놓고 벌인 대결이자 광복절의 의미까지 더해 양국의 자존심도 걸려 있었다. 대표팀은 경기 초반 일본에 끌려갔지만 이내 힘을 냈다. 1쿼터 초반 9점 차까지 뒤졌으나 전준범(울산 모비스)의 3점슛으로 다시 앞서가며 17-15로 역전했다. 경기 중반에는 오세근(안양KGC)-이승현(상무)-이종현(모비스)의 높이를 앞세워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고, 결국 4쿼터에 승리를 확정했다. 대표팀은 김선형이 3점슛 3개 포함, 16점을 넣었고 오세근도 경기 막판 5반칙 퇴장에도 16점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귀화선수 아이라 브라운이 14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최근 일본에 밀린 남자 농구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지난 12일 서울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에서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이 일본에 패했고, 지난 5월 이상백배 한일대학농구대회에서도 남자팀이 일본 대학선발팀에 3연패를 당했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우승팀 KGC가 출전한 2017 동아시아 챔피언스컵에서도 일본 대표 시부야 선로커스에 패해 올해 연령별 대표팀과 클럽팀 간 한일전에서 모두 패배를 맛봤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 존스컵에서 일본에 101-81로 승리했지만 일본은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이 나서 최정예 전력을 가동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17일 B조 1위 필리핀과 준준결승에서 맞붙는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