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 3할 30홈런 100타점
- 강민호 포수 수비이닝 리그 1위
- 조정훈·손승락 불펜서 중심 잡고
- 김원중·박진형 풀타임 안착 성공
- 외인 3인방 활약도 상승세 한몫

부산에 5년 만에 ‘가을야구’ 바람이 분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잔여 경기 일정이 없던 지난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LG가 패배하며 자동으로 5위 이상을 확보했다. 이날까지 139경기를 치러 75승 2무 62패로 4위를 지킨 롯데는 남은 5경기를 모두 패하고 LG와 넥센 히어로즈가 잔여 경기에서 모두 이기더라도 순위가 뒤집히지 않는다.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건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전반기 부진과 각종 악재에 엔트리 표기 실수까지 이어지며 7위에 머무른 롯데는 8월 1일부터 이어진 LG와의 원정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사직 3연전을 모두 가져오며 반등의 계기로 삼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시즌을 돌아봤을 때 만약 그때 졌다면 안 좋은 분위기로 계속 갔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후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4.04)를 바탕으로 ‘역전의 명수’로 등극하며 시즌 최다 역전승(42승)으로 승수를 쌓아나간 롯데는 후반기 34승 1무 18패 승률 0.654(후반기 2위)를 거두는 반전을 일으켰다.

상승세의 원동력에는 ‘신구 조화’가 손꼽힌다. 특히 마운드에서 베테랑 송승준이 지난해 부상과 부진을 털고 4년 만에 10승 고지를 밟는 등 부활했고,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포크볼러’ 조정훈과 세이브왕 등극을 앞둔 ‘락앤락’ 손승락도 불펜에서 중심을 잡았다. 형님들의 활약에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고 김원중과 박진형도 첫 풀타임 시즌에 안착하는 등 영건들이 응답했다.

타선에서는 ‘돌아온 4번 타자’ 이대호의 존재감이 컸다. 이대호는 시즌 중반 부진을 겪는 와중에도 강타자의 조건인 3할-30홈런-100타점(21일 기준 0.329 33홈런 107타점)을 해냈다. 개인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돌격대장’ 손아섭과 포수 수비이닝 1위(987과 2/3이닝)를 기록한 ‘안방마님’ 강민호의 활약도 컸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시즌 막판 불붙은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3년 차를 맞은 ‘린동원’ 조쉬 린드블럼과 ‘레형광’ 브룩스 레일리는 각각 후반기 성공적인 복귀와 무패행진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시즌 초반 부침을 겪은 타자 앤디 번즈도 ‘수비 요정’으로 등극하며 팀에 보탬이 됐다.

롯데의 호성적에 부산 팬들도 응답했다. 올해 97만3073명의 관중이 찾은 사직야구장에서 3경기를 남겨둔 롯데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100만 관중 달성을 눈앞에 뒀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