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박성현’의 선두주자인 이정은(21)은 상금, 대상, 평균 타수, 다승 등 4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박성현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었다. 지난 대회까지 대상 포인트는 2위 김해림에 163점이나 앞서 있지만 상금은 8억5518만 원으로 2위 김지현의 7억1747만 원에 1억3000여만 원 앞섰다. 평균 타수는 69.74로 2위인 고진영과 0.01타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시즌 우승도 3승으로 지난 시즌 7승을 거뒀던 박성현과는 차이 난다.

	24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KLPGA투어 OK 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이정은이 우승을 확정 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하지만 이정은이 14년 묵은 기록을 갈아치우며 박성현과 함께 치른 대회에서 왜 자신이 이번 시즌의 대세인지를 보여줬다. 이정은은 24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OK 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4승째를 올렸다. 마지막 날 4언더파 68타를 친 이정은은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회 첫날 2언더파로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29위에 머물렀던 이정은은 2라운드에서 KLPGA 투어 18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우며 단숨에 선두로 뛰어올랐다. 보기는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10개를 기록하며 완벽한 경기를 펼친 이정은은 2003년 전미정(35)이 파라다이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때 세운 KLPGA 투어 18홀 최소타 기록(61타)을 1타 줄였다. 이날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전반에 4타를 줄인 이정은은 후반 들어 2, 3번 홀 연속 버디를 낚은 데 이어 5~9번 5개 홀에서 버디 4개와 이글 1개로 6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하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를 하나 범했지만 버디 5개로 4타를 줄인 이정은은 이날 8언더파를 치며 추격한 배선우를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4승 고지를 처음 밟으며 우승 상금 1억4000만 원을 받은 이정은은 시즌 상금 9억9518만 원으로 10억 원을 눈앞에 두며 2위 김지현과 격차를 벌였다. 특히 아슬아슬하던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18홀 최소타 신기록에 힘입어 여유를 갖게 됐다.

미국 진출 후 11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세계랭킹 2위 박성현(24)은 2타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34위(7언더파 208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