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첫 전원 해외파로만 구성
- 기성용·이청용 ‘쌍용’ 합류하고
- 이승우·백승호는 이번에도 제외
- “새로운 팀서 적응토록 배려”

10월 초 두 차례 유럽 평가전을 갖는 축구 대표팀이 역대 처음으로 해외파로만 선수단이 구성됐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유럽 평가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0월 유럽 평가전에 나설 ‘2기 신태용호’ 대표팀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대표팀과 첫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10일 스위스에서 애초 예정됐던 튀니지 대신 모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추진 중이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여론은 신태용 감독에게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 때문에 이번 평가전이 대표팀이 아닌 신태용 감독을 평가하는 경기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월드컵 최종예선 과정에서 K리그 구단들의 협조를 얻어내며 10월 평가전을 해외파로만 치르기로 한 약속을 지켰지만 해외파의 옥석 가리기라는 본질적인 목표가 묻힐 가능성이 커졌다.

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히딩크 감독에 관한 질문을 받고 현재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밝히기도 했다. 신 감독은 “사면초가”라고 말한 뒤 “결과가 좋아야 하고, 과정도 좋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좋지 않은 여론을 고려하면 당장 경기 결과도 좋아야 하지만 내년 월드컵 본선을 본다면 선수들의 실력과 조직력을 살펴 과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히딩크 감독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 있나”는 물음에 “대표팀을 위해 일해주신다면 1%도 거절 없이 받아들이고 싶다. 사심 없이 도와주신다면 나 역시 사심 없이 함께하고 싶다”고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구분했다.

이번 대표팀은 해외파로만 구성하면서 새로운 얼굴이 일부 등장했지만 대부분은 최종예선 9, 10차전에서 함께한 선수들이다. 수비진에서는 일본 J리그 무대에서 활약하는 오재석(감바 오사카), 송주훈(니가타), 윤석영(가시와 레이솔)이 합류했다. 송주훈은 올림픽팀에서 신 감독과 함께했다.

팀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은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팀 훈련에 합류한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모처럼 ‘쌍용’으로 나선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대신 뽑혔다.

기대를 모았던 이승우(베로나)와 백승호(지로나)는 이번에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신 감독은 “이승우, 백승호, 이진현(오스트리아 빈) 등은 아직 어리다. 새로운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20세 이하 대표팀 출신 선수들은 내 머릿속에 모두 들어가 있다”며 발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