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홈 누적 관중 100만 명을 돌파했다. 전날까지 홈에서 치른 70경기에서 99만6266명이 입장했고 이날 1만5625명이 입장해 누적 101만1892명이 되면서 구단 통산 9번째 100만 관중 시즌을 완성했다. 2017시즌에서는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에 이어 네 번째 ‘100만 관중’ 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 야구팬들의 발걸음이 돌아온 건 롯데가 5년 만에 밟은 ‘가을야구’ 영향이 크다.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는 매년 많은 관중이 들어차 응원가를 불러 ‘사직 노래방’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가장 최근 가을야구를 치른 2012년에는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136만8995명)까지 세웠지만, 이후 4년간 암흑기를 거친 롯데의 성적 탓에 관중 수도 급감했다. 이듬해인 2013년 절반가량(77만731명) 줄어들었고, 이후 경기당 평균 관중도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지난해까지 한 번도 90만 관중을 넘기지 못했다.

롯데는 시즌 개막 전 각 구단이 밝힌 관중 동원 목표에서 100만 명을 제시했다. ‘돌아온 4번 타자’ 이대호의 복귀와 함께 다시 한번 부흥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팀 성적이 부진해 흥행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반전은 후반기부터 시작됐다. 안정된 투수진과 타선의 힘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롯데의 성적과 함께 관중도 응답하기 시작했다. 9월 관중 동원 1위(20만3669명, 24일 기준)에 올랐고, 지난 2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진행한 ‘부산 사랑 페스티벌’은 예매분으로만 시즌 4번째 매진 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체 관중 증가율에서도 2016시즌 대비 20.2%로 1위 KIA(33%)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팬을 끌어모았다.

한국 프로야구에도 호재다. 지난 23일 시즌 695경기 만에 2년 연속 800만 관중 기록을 달성했고, 특히 서울 잠실야구장을 연고로 하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각각 9년과 8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올해 개막 전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고, 시즌 중반 4개 구단이 연관된 심판 매수 관련 사건이 불거져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인기는 변함없다. 시즌 막판까지 순위 경쟁이 이어져 다음 달 3일 최종전까지 더 많은 야구팬이 경기장을 찾을 전망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