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승격 스트레스 받은 듯
- 축구계 갑작스러운 비보에 애통

“간절한 마음으로 승리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아쉽게 결과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응원해주신 팬들께 승리로 보답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다시 재정비해서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8일 조진호 감독 페이스북)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조진호(사진) 감독은 ‘소통 리더십’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아우르고 팬과 쌍방향 소통을 하면서 맡는 팀마다 빼어난 성적을 이끌어냈다. 조 감독은 2013년 대전 시티즌에서 처음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2014년 대전을 챌린지 우승과 클래식 승격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시즌에는 클래식 상주 상무를 맡아 팀을 사상 처음 상위 스플릿에 진출시켰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조 감독은 지난해 11월 승격이 간절한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으로 부임해 팀을 챌린지 2위와 FA컵 준결승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지난 8일 경남FC와 시즌 네 번째 맞대결에서 패한 조 감독이 경기 직후 팬들에게 올린 SNS 글은 영영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됐다.

조진호 감독이 10일 오전 심장마비로 별세하면서 44년간의 짧았던 축구 인생을 마감했다. 조 감독은 이날 숙소인 부산 북구 화명동의 아파트에서 출근하던 길에 쓰러졌다. 구단 관계자는 “숙소 주변에서 쓰러진 것을 주민이 발견해 119구급대에 신고했으나 양산부산대병원에 도착 후 사망했다”고 밝혔다.

촉망받던 젊은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축구계와 팬들은 큰 슬픔에 빠졌다. 조진호 감독이 페이스북에 올린 마지막 글에는 감독으로서의 책임감과 승격하려는 간절함이 묻어나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부산을 이끌면서 1부 리그인 클래식에 올리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았다. 그런데 경남과 경기에서 패하면서 클래식에 바로 승격할 수 있는 챌린지 우승이 사실상 어려워지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취임 직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성적이 나빠도 최선을 다해 뛰는 선수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던 조 감독은 그가 말했던 “욕은 감독에게, 칭찬은 선수에게”라는 말처럼 팀 성적에 대한 압박을 오롯이 감내하다가 승격의 목표를 이루는 날까지 팀을 이끌지 못하게 됐다. 조 감독의 빈소는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055)389-0600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