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감독 사진에 달려가 세리머니

- 부산 2위 확정… 안방서 승강PO
- 경남, 챌린지 1위로 클래식 직행

부산 아이파크의 스트라이커 이정협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스승 조진호 감독에게 골을 바쳤다.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FC전에서 후반 10분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은 부산 이정협이 서포터스석에 걸진 고 조진호 감독 사진 앞에 달려가 인사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부산은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34라운드 수원FC전에서 이정협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10일 숙소에서 클럽하우스로 나서던 길에 심장마비로 별세한 조진호 감독의 발인을 마치고 이틀 만에 열린 경기에서 이정협을 비롯한 부산 선수들은 온 힘을 다한 플레이로 조 감독에게 승리를 전했다. 특히 이정협은 이날 골을 넣은 뒤 조 감독을 향한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정협은 조 감독의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8일 경남FC전에서 직전 경기인 성남FC전 퇴장 탓에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었다.

이날 승리로 부산은 수원FC를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처음 승리를 거두는 기쁨도 맛봤다. 부산은 수원을 상대로 이번 시즌 직전 세 차례 맞대결에서 2무 1패로 열세였다. 또 2015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이 챌린지로 떨어질 때의 상대가 수원FC다. 당시 부산은 수원에 2패를 당했다.

이승엽 감독대행이 지휘한 이날 원정경기에서 부산은 전반적으로 수세에 몰렸다. 슈팅 수는 14-15로 거의 대등했지만 볼 점유율 56-44로 밀리며 경기의 주도권을 뺏겼다. 하지만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상대의 결정적인 슛이 골대를 맞는 행운이 더해지며 이정협의 결승골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부산은 후반 10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었다. 야스다가 길게 올린 프리킥을 수원FC 골키퍼 김다솔이 한 번에 잡아내지 못했다. 앞으로 흐른 볼을 이정협이 재빠르게 잡아챈 순간 몸을 날린 김다솔의 손에 발이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이정협은 침착하게 공을 골문 왼쪽으로 차 넣었다. 득점에 성공한 이정협은 곧장 부산 서포터스석에 걸린 조진호 감독의 사진 앞으로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동료들도 함께 달려가 이정협을 에워싸며 조 감독을 기렸다. 이후 골문을 굳게 지킨 부산은 수원FC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뒀다.

18승 10무 6패(승점 64점)를 기록한 부산은 2경기를 남겨두고 정규리그 2위를 확정했다. 선두인 경남FC가 서울 이랜드에 2-1 승리를 거두며 승점 73점으로 부산과 9점 차를 유지해 우승을 결정지었다. 경남은 다음 시즌 1부 리그 클래식에 직행한다. 부산은 3·4위 팀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홈에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여 이기면 클래식 11위 팀과 홈 앤 어웨이로 승격에 도전하게 된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