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보수총액 가장 낮은 DB는
- 백업 선수 활약에 2위로 껑충

프로 스포츠구단이라면 ‘연봉’은 곧 ‘성적’이어야 한다. 투자 대비 효율이 낮으면 프런트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부산 kt는 최근 두 시즌동안 프로농구에서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kt는 4일 고양 오리온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1승 7패로 최하위에 위치했다. 지난 시즌에도 11연패의 늪에 빠졌다가 후반기 힘을 내 10개 팀 가운데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도 초반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다.

구단별 보수 총액을 비교해보면 kt가 투자에 인색한 팀은 아니다. 2017-2018 시즌 kt의 보수 총액은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23억 원)의 87.81%인 20억1958만 원이다. 10개 구단 중 6위인데 성적은 최하위이다.

지난 시즌 보수 총액은 22억4754만 원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오리온과 준우승을 차지한 서울 삼성에 이어 전체 3위 규모를 기록했다.

kt는 이번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센터 김현민에게 시즌 최다 보수 인상률(228.6%)을 안겼다. 김현민은 개막전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kt는 지난 시즌에도 가드 김우람의 연봉을 5배 인상(3800만 원→1억9000만 원)하며 샐러리캡의 97.72%까지 소진했으나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kt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팀은 원주 DB다. DB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고참 박지현·김봉수의 은퇴와 주전 가드 허웅의 입대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이상범 신임 DB 감독도 ‘리빌딩’을 선언했다. 이때 기회를 잡은 저연봉 백업 선수들이 힘을 낸 덕에 DB는 개막 5연승을 달려 농구계를 놀라게 했다. 3일 기준 DB는 정규시즌 2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보수 총액 최하위(16억9880만 원)인 DB가 ‘저비용 고효율’의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셈이다. 10개 구단 중 5~6위 수준의 보수 총액 수준을 기록한 지난 시즌까지도 DB는 꾸준히 6강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으며 성과를 냈다.

kt는 당장 오는 7일 서울SK부터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2순위로 지명한 허훈과 양홍석을 투입해 반전을 노린다. 양홍석은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뛰는 1·4쿼터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