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감 안나지만 ‘가문의 영광’”
- 한국 여자선수 역대 4번째 기록

‘닥치고 공격(Shut Up and Attack)’.

미국여자프로골프(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박성현이 7일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달 인천 SKY 72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경기 중인 박성현. 연합뉴스

7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박성현(24)의 별명이다. 올 시즌 박성현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전설’ 낸시 로페스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신인상-올해의 선수 동시 석권을 목표로 ‘닥공’에 나선다.

박성현은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8.4056점을 받아 유소연(8.3818)을 약 0.02점 차로 제치고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서울 유현초등학교 2학년 때인 2000년 어머니 권유로 골프를 처음 시작한 지 17년 만에 차지한 세계 최고의 자리다.

지난주 순위까지 박성현은 랭킹 포인트 8.4959점으로 8.6487의 유소연에게 약 0.15점 뒤진 2위였다. 지난 5일 일본에서 끝난 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에 참가했던 유소연이 공동 33위에 그치는 바람에 박성현이 역전에 성공했다.

2017시즌 LPGA 투어 신인상 수상을 확정한 박성현은 LPGA 투어에서 신인으로는 최초로 세계 1위에 오르는 새 역사를 수립했다. 종전에는 신지애(29)와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LPGA 투어 데뷔 2년 차에 세계 1위에 오른 사례가 있다. 한국 선수가 여자골프 세계 1위가 된 것은 신지애·박인비(29)·유소연에 이어 박성현이 통산 네 번째다.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한 박성현은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하더니 8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올해 21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컷 탈락한 적이 없다.

상금도 216만 달러를 벌어 1위를 달리고 있다. LPGA 투어 역사상 가장 빨리 통산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한 선수가 박성현이다. 자신의 시즌 19번째 대회인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데뷔 7개월 13일 만이었다.

박성현은 최저 평균타수 기록자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도 노린다. 현재 박성현의 평균 타수는 렉시 톰슨(미국)을 이어 2위다.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1위에게 비공식 상금 100만 달러를 주는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에서는 톰슨과 유소연에 이어 3위이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는 유소연에 이어 2위다. 박성현이 남은 2개 LPGA 투어 대회에서 유소연을 제친다면 낸시 로페스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신인상-올해의 선수 동시 석권을 이루게 된다. 박성현은 8일 중국에서 개막하는 블루베이 LPGA에 출전한다.

박성현은 이날 “갑작스럽게 접한 결과라 어리둥절하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말 그대로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골프 역대 세계랭킹 1위 재위기간 (단위: 주)

애니카 소렌스탐- 61

로레나 오초아- 158

미야자토 아이- 12

크리스티 커- 5

신지애- 25

청야니- 110

스테이시 루이스- 25

박인비- 92

리디아 고- 104

에리야 쭈타누칸- 2

유소연- 19

(자료: LPGA 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