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인 올 FA영입에 188억 풀어
- 최준석 이우민 등과도 협상 중

25년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 한 거인이 국가대표급 외야진을 구축했다. 자유계약선수(FA) 손아섭(29)을 지킨 데 이어 두산 베어스의 리드오프 민병헌(30)까지 품었다. ‘Again 1992’를 위한 공격진용을 갖췄다는 평가다.

	자유계약선수(FA) 민병헌이 28일 롯데 자이언츠와 4년 총액 80억 원에 계약한 뒤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는 28일 “FA 외야수 민병헌과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포수 강민호(32·삼성)의 이적으로 분노했던 팬심도 민병헌-전준우-손아섭으로 이어지는 최강 외야라인 완성에 누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민병헌은 2006년 2차 2라운드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경찰청야구단 복무 시기를 제외한 통산 11시즌 동안 1096경기에 나서 타율 0.299에 71홈런 444타점 156도루를 기록했다. 2017시즌을 포함해 5년 연속 3할 이상 타율과 120안타 이상도 달성했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포도 가동했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에 장타력까지 보유한 셈이다.

4번 이대호 앞에 밥상을 차려줄 테이블세터가 없어 고민하던 롯데는 민병헌 영입으로 득점력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민병헌은 계약 직후 “롯데가 공격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롯데가 우승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또 “손아섭 때문에 롯데가 저에게 관심을 가질 거란 생각은 못 했다. 팬들의 높은 기대치에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민병헌의 합류로 롯데 외야진의 교통정리가 불가피해졌다. 올해까지 좌익수로 뛰던 김문호가 네 번째 옵션으로 밀려나고 박헌도·나경민은 대타나 대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문호는 민병헌의 덕수고 동기이다. 나경민은 고교 4년 후배다.

롯데는 올해 문규현·손아섭·민병헌 영입에 188억 원을 쏟아부으며 ‘FA의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2015년 138억 원(송승준 40억, 윤길현 38억, 손승락 60억)에 이어 지난해에도 이대호에게 150억 원이라는 역대 FA 최고액을 안겼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육성에 노력해 경쟁력 있는 전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의 전력 보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부 FA 최준석 이우민과도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다. 이 단장은 “지금 시점에서 FA 시장에 남는다거나 떠난다고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일단 내부 FA와 외국인선수 협상에 집중하면서 다른 팀과도 서로 합의가 된다면 트레이드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전력을 만들 수 있다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