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한 시즌 최다는 264개
- 양키스, 올 241개로 구단 1위
- 단숨에 내년 WS 우승후보로

한 시즌 한 팀 홈런 300개.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 애런 저지(25)를 보유한 뉴욕 양키스가 내셔널리그(NL) 홈런왕 지안카를로 스탠튼(28)까지 영입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악의 제국’이다.

스탠튼 (왼쪽), 저지

미국 언론은 10일 스탠튼의 소속팀 마이애미 말린스와 양키스가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의 이적을 거부했던 스탠튼이 결국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흰색 줄무늬 유니폼)를 입게 된 것이다.

스탠튼은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장계약 기간(13년)에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3555억 원)를 보장받은 최고 몸값 선수다. 고액 연봉자 정리에 나선 마이애미는 스탠튼의 연봉 중 3000만 달러를 부담하는 대신 양키스 주전 2루수 스탈린 카스트로(27)와 유망주 호르헤 구스먼(21) 호세 데브스(18)를 받기로 합의했다.

2010년 마이애미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스탠튼은 2014년 홈런 37개로 첫 홈런 타이틀을 차지했다. 2017시즌에는 홈런 59개로 MLB 전체 1위이자 NL 홈런왕에 등극했다. NL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8시즌 통산 타율 0.268에 267홈런을 기록했다.

양키스는 지난 시즌 홈런 241개로 MLB 30개 구단 중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홈런 59개를 때려낸 스탠튼이 가세하며 산술적으로 ‘홈런 300개’ 시대를 열 팀으로 주목받고 있다. MLB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은 1997년 시애틀 매리너스가 기록한 264개다.

양키스는 또 다른 홈런왕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즌 역대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며 52개의 아치를 그린 AL 홈런 1위 애런 저지가 주인공이다. 스탠튼과 저지가 2017시즌 기록한 홈런 합계(111개)는 샌프란시스코 전체 홈런(128개)과 17개밖에 차이가 안 난다.

이날 트레이드로 양키스는 1961년 로저 매리스(61개)와 미키 맨틀(54개)에 이어 역대 메이저리그 두 번째로 한 팀에서 50홈런 이상 타자 2명을 배출할 가능성도 커졌다.

저지는 스탠튼의 트레이드 합의 보도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이제 막 최고의 친구가 된 거야?”라는 대사가 나오는 영화 ‘스텝 브라더스’의 한 장면을 올렸다.

최고의 선수를 고가에 싹쓸이해 ‘악의 제국’으로 불리는 양키스는 이번 트레이드로 2018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