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 측, 딸 건강문제 흘리며
- 협상의지 없이 언론플레이만”
- 계약 불발 후 SNS에 불만제기
- 이적 강민호·황재균 ‘공감’표시
- 선수·프런트 갈등 수면 위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과 프런트 사이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곪았던 상처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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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 국제신문 DB |
발단은 부산에서 3년간 뛴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11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었다. 린드블럼은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에 관한 많은 언론보도 가운데 진실한 내용은 거의 없다. 롯데와 재계약 협상이 무산된 것은 막내딸의 건강이나 돈 문제가 아니라 롯데 구단의 불합리한 처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린동원(린드블럼 + 최동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롯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린드블럼은 이날 총액 145만 달러에 두산 베어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린드블럼은 올해 7월 대체선수로 합류하며 ‘12월 1일 자로 보류권을 푼다’는 조항을 요구한 데 대해선 “오랜 기간 정직하지 못하고 전문적이지 못한 구단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우리 가족은 그동안 구단의 처사를 견뎌야 했지만 더는 간과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린드블럼은 그러나 ‘정직하지 못한 점’과 ‘전문적이지 못한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린드블럼은 또 “롯데는 진정으로 재계약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계속해서 언론에 (미국에 있는) 딸 먼로의 건강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제가 롯데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암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롯데는 협상 과정에서 한 번도 먼로의 건강상태를 물어본 적이 없다. 먼로는 지난달 13일 미국 의료진으로부터 내년 한국 여행이 가능하다는 허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각각 삼성과 kt로 이적한 강민호와 황재균은 린드블럼의 글에 ‘좋아요’를 남겼다. 롯데 소속이거나 롯데와 인연이 깊은 몇몇 선수도 ‘좋아요’를 눌렀다.
반면 롯데 구단은 이날 “최대한 정중하게 린드블럼과 협상했다. 구단이 딸 먼로나 돈 문제를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린드블럼이 롯데 구단과 팬들에게 로열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 구단도 린드블럼을 어떤 선수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롯데 프런트와 선수 사이의 갈등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롯데는 2010년 타격 7관왕을 달성한 이대호와 연봉협상을 하면서 7000만 원의 이견 때문에 연봉 조정신청을 했다. 2014년에는 초유의 ‘선수단 CCTV 사찰’ 사실이 밝혀져 프런트 고위층이 옷을 벗었다.
선수들의 이적 과정도 석연치 않다. FA 자격을 얻은 투수 장원준과 강민호는 롯데가 제시한 금액과 비슷하거나 적은 돈을 받고도 각각 두산과 삼성으로 이적했다. 야구팬들은 “일부 선수들이 롯데 구단에 섭섭한 감정이 있는 것 아니냐”고 분석하기도 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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