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기적’은 끝내 재연되지 않았다. 한국 여자축구가 8개월 만에 성사된 북한과의 리턴매치에서 무릎을 꿇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은 11일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북한과의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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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이민아가 11일 일본 지바현 소가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북한과의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8일 일본전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한 한국은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반면 2연승을 달린 북한은 3회 연속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일본도 중국을 1-0으로 누르고 2연승을 기록했다. 북한과 일본은 오는 15일 최종 3차전에서 정상을 놓고 대결한다.
한국은 북한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19전 1승 3무 15패의 절대적인 열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2005년 동아시안컵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12년 동안 한 번도 북한을 꺾지 못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과의 아시안컵 예선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북한의 압박에 시종일관 고전했다. 북한의 빠른 오버래핑에 측면 수비가 뚫리면서 자주 크로스를 허용했다.
북한의 주포 김윤미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북한은 전반 18분 승향심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리향심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리향심은 곧바로 골문 앞에서 기다리던 김윤미의 머리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김윤미는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머리로 살짝 공의 방향을 바꿔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지난 8일 중국전에서 2골을 몰아친 김윤미는 2경기 연속 골 행진을 벌이며 남북대결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한국의 볼 점유율에서는 40 대 60으로 나쁘지 않았으나 슈팅 수가 무려 1대 12로 현격한 차이가 났다. 9명이 대표팀에 소집된 현대제철 선수와 4명이 포함된 화천KSPO 선수들은 지난달 중순 챔피언결정전을 치러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반대로 나머지 실업팀 선수들은 3주 넘게 쉬어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윤 감독은 “체력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세컨드 볼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졌다. 오는 15일 중국전에서 이겨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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