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남자프로골프투어(PGA) 역사상 그랜드슬래머는 단 5명뿐이다. 그만큼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한 번 이상 우승하는 건 쉽지 않다.

PGA투어 최다승(82승) 기록을 보유한 샘 스니드(미국)와 11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운 바이런 넬슨(미국)은 물론 아놀드 파머(미국)도 그랜드슬램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가장 최근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주인공은 2000년 타이거 우즈이다. 우즈에 앞서 진 사라센·벤 호건·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와 개리 플레이어(남아공)가 영예를 안았다.

내년에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향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이미 메이저대회 3승을 달성한 선수가 3명이 있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PGA챔피언십 우승만 남긴 상태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마스터스 그린 캐킷만 남겨뒀다. 필 미컬슨(미국)은 US오픈 우승 트로피만 손에 넣으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매킬로이는 내년 4월에 열리는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면 셋 가운데 맨 먼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9차례 출전하고도 마스터스를 아직 제패하지 못한 게 이상하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매킬로이의 마스터스 우승 가능성은 크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도전하는 두 번째 주자는 미컬슨이다. 6월에 치러지는 US오픈이 그 무대다. 내년이면 만 48세가 되는 미컬슨은 2013년 기적 같은 디오픈 우승에 이어 지난해에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스피스는 8월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2위라는 사실이 말해주듯 최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다. 그는 최근 3시즌 동안 치른 12차례 메이저대회에서 3차례 우승과 준우승 두 번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우즈 이후 18년 만에 사상 여섯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의 탄생 가능성은 내년 메이저대회에 중대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부상에서 복귀한 우즈가 예전의 기량을 되찾는다면 세 선수의 그랜드슬램 달성에 훼방을 놓을 수 있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