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가 위너’2년 전 호주오픈에서 승리한 조코비치와 정현과 악수하며 미소 짓고 있다.(위) 22일 승리한 정현이 조코비치와 악수하며 똑같이 웃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JTBC3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58·삼성증권 후원)이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남자단식 16강에서세계 최고 선수 중 한 명인 노바그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와 일전을 벌여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정현은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메이저대회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정현은 조코비치에 1세트를 7-6으로 이기고 2세트도 7-5로 승리했다. 3세트도 7-5로 이기면서 최종 스코어 3-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정현은 앞서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에게 3-2(5-7 7-6<7-3> 2-6 6-3 6-0)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호주오픈 16강에 올랐다.

정현과 조코비치의 만남은 2년만이다. 2016년 호주오픈 1회전에서 당시 세계 51위던 정현은 1위 조코비치와 겨뤘다.

당시 정현은 조코비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0-3(3-6 2-6 4-6)으로 완패했다.

2년이 지난 만큼 이번 대결에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우선 정현은 지난해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첫 투어 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정현은 단숨에 세계 테니스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선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코비치는 2015년 윔블던과 US오픈에 이어 2016년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까지 제패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2016년 말 앤디 머리(19위·영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작년에는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8강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고 이후에는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재기를 노리는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을 통해 코트에 복귀했다. 2회전에서는 가엘 몽피스(39위·프랑스)에게 1세트만 내줬고 1회전에서는 도널드 영(63·미국)에, 3회전에서는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22위·스페인)을 모두 3-0으로 제압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조코비치의 승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서브를 장착한 조코비치는 16강에서 위협적인 상대 정현을 상대한다. 조코비치가 정현을 꺾으면 8강에서 도미니크 팀(5위·오스트리아)과 만날 것”이라고 조코비치의 승리 쪽에 무게를 뒀다. 가디언은 “3회전을 쉽게 통과한 조코비치가 16강 상대인 정현과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이라면서도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4강에서 만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현은 앞서 경기에서 승리한 테니스 샌그렌(97위·미국)과 다시 4강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현은 이날 코트에서 한국말로 "일단 지금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계신 팬 분들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아직 시합 안끝났으니 수요일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계속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