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 경기 중단 …관중·선수 불만
- 현지 언론 “VAR이 승리 망쳤다”
- 러시아 월드컵서도 사용 확실시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이 러시아월드컵의 ‘재미’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과 대니 로즈가 1일 열린 로치데일과의 잉글랜드 FA컵 16강 재경기에서 손흥민의 페널티킥골이 비디오 판독 결과 무효 판정을 받자 항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일 잉글랜드 FA컵 토트넘과 로치데일의 16강 재경기는 VAR 시스템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폴 티어니 주심은 한 손을 이어폰 쪽에 갖다 대고 비디오판독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첫 VAR은 전반 6분 나왔다. 손흥민(토트넘)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오자 에릭 라멜라가 다시 한번 슈팅으로 연결해 로치데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주심은 1분여의 비디오판독을 거쳐 득점 무효 선언을 했다. 골 직전 토트넘의 페르난도 요렌테가 수비수의 옷을 잡아당겼다는 것이다.

전반 25분에는 토트넘 키어런 트리피어가 로치데일 맷 던의 반칙을 얻어냈다. 주심은 VAR을 통해 반칙이 페널티 박스 내에서 이뤄진 것임을 확인했다.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페널티킥에 성공했다. 주심은 손흥민이 슈팅 직전에 멈칫했다며 무효를 선언했다. 이때도 VAR이 이뤄졌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손흥민에게는 경고가 주어졌다. 로치데일의 동점골 직후에도 VAR이 진행됐다.

전반에만 여러 차례 경기 흐름이 뚝뚝 끊기자 팬들의 불만도 커졌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영국언론 데일리메일은 “엉망진창이고 우스꽝스러운 VAR이 토트넘의 승리를 망쳤다”고 표현했다. 잉글랜드에서는 FA컵과 리그컵에서 VAR을 시범 운영 중이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 상업 파트 최고 책임자인 필립 르 플록은 지난 1월 “러시아월드컵에서 VAR이 확실하게 도입될 것이다. 공정성을 위해 축구에 기술이 도입되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밝혔다. FIFA는 2016 클럽월드컵에서 처음으로 VAR을 도입했다. 그동안 804경기에서 VAR이 가동됐다. VAR로 내린 판정의 정확도는 98.9%였다. VAR이 러시아월드컵에 도입될지는 이달 IAFB가 결정한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