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 세계랭킹 23위로 오를 듯

차세대 테니스 챔피언 정현(22)이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와의 리턴매치에서 아쉽게 패했다.

정현(왼쪽)과 로저 페더러가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8강전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정현은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인 BNP 파리바오픈 8강전에서 페더러에게 0-2로 무너졌다.

1년에 9차례 열리는 마스터스 1000시리즈는 4대 메이저대회 다음으로 세계랭킹 포인트가 높게 책정돼 ‘제5의 그랜드슬램’으로 불린다. 정현이 마스터스 1000시리즈에서 8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은 지난 1월 페더러와의 호주오픈 4강에서 발바닥 부상 때문에 기권한 아쉬움을 풀듯 이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세트만 잡았더라도 ‘이변’을 기대할 수 있었을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정현은 1세트 첫 번째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당해 게임 스코어 0-3으로 끌려가며 어렵게 출발했다. 그러나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한차례 브레이크해 3-3으로 균형을 맞췄다. 올해 서비스 게임 승률 95%였던 페더러는 정현의 날카로운 반격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5-5까지 치열하게 맞선 정현은 5-6에서 브레이크를 허용해 아쉽게 1세트를 5-7로 내줬다.

2세트 초반에도 정현은 페더러와 치열하게 맞섰다. 특히 페더러의 첫 번째 서비스 게임에서 수차례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고도 발리 실수로 게임을 넘겨 준 게 아까웠다. 잘 싸우던 정현은 곧바로 브레이크를 당해 0-3으로 끌려가더니 결국 1-6으로 2세트를 내줬다.

8강 진출로 랭킹 포인트 180점을 획득한 정현은 다음 주 세계랭킹 23위까지 오를 전망이다. 페더러는 이번 시즌 16연승을 달리며 2006년 자신이 세운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페더러의 4강 상대는 보르나 초리치(49위·크로아티아)이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